STORY시나리오의 기본 틀 알아보기

*자기표현의 문제

작가는 관객의 어깨에 다정하게 팔을 두르며 말을 건네요. <재미있는 걸 보여 줄게요.> 관객을 어떤 장면, 이를테면 차이나타운의 한 장면으로 데리고 가서는 이렇게 설명하지요. <기티스가 에벌린을 체포하려고 샌타모니카까지 차를 몰고 가지요. 문을 두드리면 그녀가 그를 들여보내 줄까요? 어디 봅시다. 이제 아름다운 에벌린이 계단을 내려오네요. 그를 만나서 기뻐하네요. 기티스의 마음이 누그러져서 그녀를 놓아줄 것 같은가요? 한번 봅시다. 이제 에벌린이 자기 비밀을 지키려고 싸우네요. 비밀이 지켜질 거라고 생각하나요? 어디 봅시다. 에벌린의 고백을 들으면 그가 그녀를 도와줄까요? 아니면 체포할까요? 잘보세요.

작가는 관객에 기대를 품게 하고 관객이 스스로 모든 걸 안고 믿게 만들지요. 그러고는 곧이어 진실을 활짝 열어보이면서 관객에게 놀라움과 호기심을 선사하고 자기 이야기를 거듭 되짚어보게 만들지요. 매번 뒤돌아볼 때마다 관객은 등장인물과 주변의 본질에 대해 더 깊숙한 통찰을 얻지요. 영화의 이미지 아래 가려 말로 표현되지 못한 진실을 불현듯 깨닫는 것이지요. 그러면 작가는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그런 놀라운 순간들을 점점 확대해서 빚어내지요.

이야기를 하는 건 관객과 약속을 하는 행위예요.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여주면 당신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고 당신이 상상도 못 해 본 수준과 각도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겠다는 약속.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관객이 마치 저절로 그런 발견에 도달한 듯 느끼게끔 이 모든 과정이 너무나 쉽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점이지요. 이야기의 전환이 훌륭하게 이루어진 대목에서는 관객의 집중력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이지요. 훌륭하게 설계된 이야기는 이런 즐거움을 장면이 바뀔 때마다 선사하지요.

어떻게 자기를 표현하는지 질문을 받으면 작가는 대개 이렇게 대답할 것이지요. <내 언어를 통해서 표현하지요. 작품 속 세계에 대한 묘사와 내 인물들이 하는 대사를 통해서지요. 나는 작가예요. 때문에 나는 언어로 나 자신을 표현해요.> 그러나 언어는 작가의 텍스트일 뿐이에요. 작가의 자기표현은 언제나 이야기의 전환점에서 밀려드는 통찰에 실려 있지요. 바로 그 순간 작가는 세상을 향해 선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게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고 세상 사람들의 본성에 대한 나의 통찰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유로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나는 믿지요. 여기 내 아이디어와 내 감정이 있어요. 이제 나예요.> 이야기를 전환하는 저마다의 독특한 방식이야말로 작가들에게 가장 강력한 자기 표현 수단이죠.

언어는 그다음 이야기죠. 작품을 쓸 때 작가는 생생하고 능숙하게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발휘해요. 아름답게 써진 장면을 보면서 관객이 기꺼이 즐겁게 이야기의 전환점까지 따라오게 하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중요한 요소임엔 틀림없지만 언어는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의 겉모습일 뿐이지요. 관객을 이야기의 내면으로 이끌기 위한 방편일 것이지요. 언어는 자기표현의 수단이며 그 자체가 장식적인 목적이 되어서는 안 돼요.

그러니 이야기를 설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30차례, 50차례씩 장면이 작게 상당히, 또는 크게 전환하면서 매번 작가의 시각을 다양하게 표현해야 하니 말이에요. 취약한 이야기들이 정보로 통찰을 대신하곤 하는 이유가 여기 있지요. 아직도 많은 작가들이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거나 더 심할 때는 <화면 밖 내레이션 voice-over narration>에 의존해요. 어떤 경우라도 이런 글쓰기는 부적절하죠. 현실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가짜 자의식으로 인물의 진정성을 해칠 뿐이에요. 더 중요한 점이 있어요. 관객의 인생 경험과 작가의 면밀한 설정이 만났을 때 관객의 머릿속은 보편적인 통찰로 가득해져요. 지식 전달에 급급한 산문적인 표현은 제아무리 유려하고 예리해도 이 통찰을 대신할 수 없어요.

*설정/보상

한 장면 한 장면 자신의 시각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이야기 속 세계의 표면을 조금씩 열어 보이며 독자를 앞으로 되돌려보네 통찰을 얻게 유도해요. 따라서 이런 통찰은 설정과 보상의 형태로 짜여 있어야 해요. 설정해 둔다는 건 인식과 인식 사이에 틈을 만들어 둔다는 말이고, 보상한다는 건 관객에게 인식을 선사해서 그 간극을 메운다는 말이죠. 기대와 결과 사이에 간극이 생기면 관객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이야기를 되짚어봐요. 작가가 미리 이런 해답을 작품 속에 묻어놓았거나 준비해 두어야만 관객이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감정의 변화

배우가 눈물을 글썽이거나 화려한 대사를 줄줄 읊으며 기쁨을 노래하거나 에로틱한 장면이 묘사되거나 성난 음악을 틀어댄다고 해서 관객의 감정이 움직이는 건 아니죠. 차라리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딱 적합한 경험을 그려내 관객이 그걸 체험하게 하는 게 낫죠. 전환점이 통찰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감정의 동학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관객의 정서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감정에는 즐거움과 고통, 이 두 종류만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해요. 물론 각각 다양한 변형들이 존재해요. 기쁨, 사랑, 행복, 환희, 재미, 황홀, 흥분, 고마움 등등이 즐거움의 변형들이고 번민, 두려움, 불안, 공포, 슬픔, 치욕, 불쾌, 비탄, 스트레스, 회한 등등이 고통의 변형들이에요. 본질적으로 인생이 죽는 감정은 즐거움과 고통, 둘 중 하나인 셈이죠.

이야기에서 가치가 전환될 때 관객은 감정적인 동요를 겪죠. 첫째, 관객은 등장인물과 동화돼요. 둘째, 인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고 인물이 그것을 가지기를 바라게 돼요. 셋째, 당시 인물의 상황에서 어떤 가치가 문제가 되고 있는지 이해하게 돼요. 이런 조건들 덕분에 가치의 변화가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거예요.

주인공이 가난에 찌든 모습으로 시작되는 코미다가 있다고 해봅시다. ()라는 가치를 놓고 볼 때 이 장면은 부정적이죠. 그러다가 장면이나 시퀀스나 장을 거치면서 그의 인생이 가난에서 부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가치의 전환을 경험해요. 인물이 자기 욕망의 대상에 다가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관객의 감정도 긍정적인 경험으로 움직여 갈 거예요.

그러나 인물의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감정도 다시 급속히 잠잠해져요. 감정은 비교적 짧고 강렬한 경험이라 한번 강하게 치솟아 달아오르고 나면 금세 가라앉아요. 이제 관객은 생각할 거예요. <멋지군요. 부자가 됐네요.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까요?> 이제 이야기는 긍정에서 부정으로, 앞서의 가난한 상태보다 더 부정적인 상황으로 바뀌게끔 반드시 방향 전환을 해야 하죠.

효과 감소의 법칙은 이런 거예요. 어떤 일을 자주 경험하면 할수록 그 효과가 줄어든다는 것, 이야기만큼이나 현실에도 적용되는 사실이죠. 때문에 동일한 감정적인 경험이 잇따라 같은 강도로 되풀이되면 안 돼요. 처음 먹은 아이스크림은 무척 맛있죠. 두번째 것도 나쁘진 않아요. 하지만 세 번째까지 먹으면 속이 탈 나요. 처음 맛보는 감정이나 감각은 최대한의 효과를 낳아요. 곧바로 이 경험을 되풀이하려고 들면 효과는 절반 이하로 떨어져요. 똑 같은 감정을 연속으로 세 번까지 반복할 때는 본래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따르지요.

세 개의 비극적 장면이 비교적 잇따라 벌어지는 이야기를 가정해봅시다.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눈물을 쏟다가 두 번째는 코를 훌쩍일 수 있어요. 하지만 세 번째는 웃음이 터져나올 거예요. 세번째 장면이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에요. 오히려 셋 중 가장 슬플 수도 있어요. 문제는 앞선 두 장면이 관객의 슬픔을 다 소모시켜서 마지막에는 관객을 또 울리려는 작가가 둔감해 보일 거예요. 그래서 심각한 감정의 반복이 실제로는 코믹한 장치로 자주 사용돼요.

 출처 :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키 ㅣ 고영범. 이승민 옮김 글 참조

아보카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재료 아이템

Avocado

아보카도

아보카도를 먹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출 수 없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잔디 같은 맛에 버터의 질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요. 섬세한 아보카도는 모차렐라 치즈나 갑각류 등 풍미가 은은한 기타 재료오 잘 어울리며, 갑각류는 아보카도 속살이 머금고 있는 가벼운 아니스 풍미가 좋아요. 비교적 강한 맛으로 아보카도 풍미가 묻힐 수 있는데 과육보다 훨씬 풍미가 섬세한 아보카도 오일은 잔디 향이 덜하므로 올리브 오일 대신 사용해도 좋다고도 해요.

*아보카도와 고추

그웬 아보카도는 1982년 해서 품종에서 파생된 품종으로,≪사비에 Saveur≫잡지에서 평한 치폴레 고추를 떠올리게 하는 훈연 풍미를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지요. 그웬을 구하기 힘들 경우 어떤 종류이든 잘 익은 아보카도만 구하면 언제든지 아보카도와 치폴레 칠리 수프를 만들 수 있어요. 다음은 2인분 레시피에요.

recipe

[아보카도와 치폴레 칠리 수프]

1. 아보카도 2개 분량의 속살을 라임즙 1개 분량, 요구르트 100ml 또는 샤워크림, 150ml, 치폴레 칠리 페이스트 1작은술,소금 약간과 함께 갈지요.

2. 간과 질감을 맞춰요.(희석해야 한다면 물을 조금 더해요)

3. 내기 전에 살짝 식힌 다음 케이엔 페퍼를 살짝 한 꼬집 뿌려서 장식해요.

*아보카도와 라임

어느 벨벳 아침 some을 노래한 리 헤이즐우드와 낸시 시나트라 같은 조합으로, 벨벳 같은 아보카도는 리의 바리톤 음색, 라임은 과하게 편안한 기분이 들 때 부드러운 맛이 나고밀가루가 보송보송 묻은 살짝 바삭한 토르티야에 그릴에 구운 부드러운 스테이크 조각과 쌀, , 샤워크림을 채운 부리토를 즐겨보세요.

*아보카도와 망고

함께 먹은 맛있지만 시간을 잘 맞춰야 해요. 아보카도는 나무에 달린 채로는 완숙하지 못해요. 잎에서 열매로 호르몬을 보내여, 숙성을 촉진하는 화합물인 에틸렌의 생산을 막기 때문이에요. 그 때문에 덜 익었을 때 사서 다 익을 때까지 매일 꼬집어 보세요.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망고는 대부분 나무에서 어느 정도 익기는 했지만 속에 든 씨와 비슷한 정도로 딱딱하므로, 부드럽고 향신료 풍미가 가미된 복합적인 향이 발달할 때까지 실온에서 숙성해야 하지요. 만일 아보카도와 망고가 동시에 익지 않았다면 먼저 익은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서 숙성을 저지하고, 기다림에 대한 보상 삼아 신선한 게를 함께 준비해요.

Recipe

[아보카도와 망고와 게살 무침]

1. 게살에 마요네즈를 섞어서 라메킨 그릇에 눌러 담고 다진 망고를 한 층 얹어요.

2. 으깨거나 다져서 라임즙을 섞은 아보카도를 한 층 더 얹어요.

3. 부드러운 물냉이 잎을 조금 펼친 접시 위해 모래성을 쌓듯이 그릇째로 뒤집어 얹고 그릇만 들어내지요. 또는 간단하게 아보카도와 망고 살사를 만들어서 방금 구운 게살 케이크와 함께 내요.

*아보카도와 민트

아보카도 1개와 요구르트 4큰술, 올리브 오일 1큰술,민트 잎 한 줌과 소금 한 꼬집을 갈아서 샐러드드레싱을 만들죠.

*아보카도와 베이컨

진하고 화려한 조합이에요. 이 둘이 만났다고 해서 반드시 누가 죽어나가지는 않지만, 휴대전화 단축 버튼에 심장병 전문의를 등록해두고 싶어질 거예요.아보카도의 풋내는 베이컨의 묵직하고 짭짤한 고기 풍미에 신선한 대조를 선사하지만, 만만찮게 기름져요. 어린 시금치 샐러드나 마요네즈를 바른 두터운 통밀 샌드위치에 넣어 최대한 활용해보아요.

*아보카도와 연질 치즈

모차렐라는 아보카도와 고전적으로 짝을 이루는 치즈예요.고무질과 첨가제 없이 만든 모차렐라라면 아보카도와 서로 부드러운 우유 느낌이 가미된 신맛을 공유하며, 모차렐라의 말랑한 탄성과 아보카도와 벨벳 같은 깊이가 섞여 여름철에 딱 어울리는 편안한 음식을 만들어내지요. 저민 토마토를 더해서 이탈리아의 삼원색을 완성해요.

*아보카도와 조개 및 갑각류

아보카도의 씨가 큰 것은 빈 아마도 구덩이에 마리 소스 Marie와 해산물을 채워 먹으라는 거 아닐까요? 런던에 있는 비벤덤 Bibendum의 셰프 사이먼 홉킨슨과 요리 작가 린지 베어 햄은 수제 마요네즈에 시판 토마토케첩과 핫소스를 섞어서 소스를 만들라고 조언해요.

Recipe

[마리 소스]

1. 새우 약 200g의 껍질을 벗겨요.

2. 마요네즈 4~5큰술, 티바스코 몇 방울, 토마토케첩1큰굴, 레몬즙 약간, 코냑 1작은술을 섞지요.

*아보카도와 초콜릿

로푸드 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은 아보카도와 초콜릿을 이용해서 비단 같은 초콜릿 무스를 만들지요. 코코아 파우더로 초콜릿 풍미를 내고 때때로 바나나나 대추야자를 더하며, 아보카도로는 질감을 내지요. 로푸드 지지자의 목표는 가능하면 음식을 최대한 익히지 않고 먹어요. 인스팅토instincto에 비하면 간단하죠.

* 아보카도와 커피

서양식 입맛으로는 예상 박의 조합이겠지만, 아보카도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과일로 취급하지요. 아보카도를 우유(또는 연유), 설탕과 함께 갈아 셰이크를 만들며, 때때로 커피 또는 초콜릿 시럽으로 풍미를 내지요. 멕시코에서는 아보카도에 설탕 또는 럼을 뿌려서 간단한 디저트로 먹기도 하죠.,

* 아보카도와 토마토

모차렐라가 바닥났다면요? 아보카도와 토마토를 이용해 두 기지 색깔로 만들어요. 또는 아보카도와 토마토에 할라페뇨 마요네즈를 더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요.

* 아보카도와 헤이즐넛

멕시코의 음식 전문가 다이애나 케네디의 설명에 따르면 아보카도에서는 헤이즐넛과 아니스 향이 날 수도 있어요. 과테말라와 멕시코의 혼종인 푸에르테 fuerte,즉 강한 것이라는 이름의 아보카도는 특히 헤이즐넛 풍미를 띠어요. 멕시코에서는 아보카도 잎을 말려서 스튜나 수프, 콩 요리에 양념으로 써요. 아니스와 픙미가 비슷하며, 요리 작가 릭 베이리스는 월계수 잎과 아니스 씨 조합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조언해요.

출처 : THE flauour THESAURUS NIKI SEGNIT니키 세그 니트 지음 ㅣ 정연주 옮김 글 참조.

토마토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재료 아이템

Tomato

*토마토

맛있고 신선한 토마토를 구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통조림을 사는 것이 훨씬 쉽지요. 아탈리아산 플럼 토마토 통조림을 찾아보되, 상표에 산 마르자노 ‘D.O.P’라는 문구가 있으면 좋아요. 원조 산 마르자노 품종은 1970년도에 오이 모자이크 바이러스에 당해 거의 사라졌으며, 현재 유통되는 산 마르자노 토마토는 승인을 받은 대체 품종이지만 요리에 사용하면 다른 어떤 토마토도 이길 수 없는 질감을 자랑하지요. 캘리포니아의 몇몇 유기농 브랜드도 맛이 뛰어나요. 통조림 토마토는 살짝 조리된 상태로(캔 제품에는 흔한 일이에요.) 날것일 때보다 유황 향이 강하고 잼과 향신료 풍미가 나요. 생토마토는 새콤달콤하고 짭짤하며 물, 과일, 꽃 풍미가 나요. 제대로 푹 익은 다음에 수확하면 최상의 상태가 되어서 최고로 대담한 단맛과 신맛을 품지요. 직접 기를 수 없다면 시판 방울토마토를 사는 것이 제일 나아요. 또는 가격은 높으면서도 풍미는 쩨쩨한 토마토 품종에 돈을 낭비하느니, 부족한 단맛과 신맛을 제공할 고품질 발사믹 식초 한 병에 투자하자(우연히도 토마토와 대체 가능하다고들 하는 딸기 풍미 또한 발사믹 식초로 강화돼요.토마토와 딸기의 상호 대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토마토와 딸기 토마토에는 감칠맛도 존재하지요. 헤스턴 블루멘탈은 토마토 과육보다 씨에 더 많은 풍미가 함유되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리딩 대학의 과학자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실제 씨에 음식을 훨씬 맛있게 만들고 다른 재료의 풍미를 강화하는 글루탐산이 더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 토마토와 가지

둘 다 가지과로, 경솔하게 사용하면 요리사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재료입니다. 토마토의 신맛과 가지의 쓴맛을 다루는 데에 요령이 필요하며, 가지를 덜 익히거나 기름을 너무 많이 넣어 과육 기공에서 줄줄 베어 나오도록 해서는 안 돼요.마늘과 토마토를 채운 터키식 가지 요리 이만 바일 디 imam에서 삶은 신발 고무창 같은 맛이 날 때가 그렇게 많은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섬세하게 조리하면 멜린자네파미지 아니(치즈를 듬뿍 넣은 토마토소스에 익힌 가지)나 파스타 알아 노르마(가지와 토마토, 바질, 라코타를 넣은 시칠리아의 고전 파스타 요리), 카포타나(마찬가지로 시칠리아에서 온 차갑고 새콤달콤한 가지와 토마토 샐 래드)보다도 훨씬 절묘한 음식이 될 수 있죠.

* 토마토와 딸기

과학적인 자세를 갖춘 요리사의 말에 따르면 풍미 화합물을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대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조합이에요. 1990년대 중반 론 G. 버터리가 이끄는 팀은 토마토 라즈베리나 파인애플, 소고기, 구운 헤이즐넛, 팝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딸기 퓨라 논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최신 연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여름에 집에서 재배한 토마토에서 제일 농도가 진했어요. 제일 좋아하는 딸기와 토마토 요리에 서로 대체해서 사용해볼까요? 간단하게 떠올릴 수 있는 메뉴로는 딸기와 아보카도, 모자렐라 치즈 셀러드가 있어요. 버거에 딸기를 넣거나 과일 타르트에 토마토를 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 토마토와 레몬

통조림 토마토에 레몬을 가볍게 더하면 쇠 맛을 제거할 수 있어요. 통조림 특유의 냄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니, 특히 찬장 깊은 곳에서 통조림을 막 발굴해냈을 때 기억해두면 좋은 정보예요.

* 토마토와 마늘

파 암 토마킷Pa amb tomaquet은 카탈로니아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도 나쁘지 않아요. 식사 대부분에 곁들이는 간소한 요리로, 굽거나 하루 묵혀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진 빵에 마늘과 토마토를 문지르면 과육 조각이 즙, 씨와 함께 빵 기공에 걸리며 풍미를 농후하게 만들지요.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소금을 뿌려서 마무리해요. 대체로 이것만 먹지만, 안초비나 하몽 하부 고를 곁들여 내기도 해요. 레오폴드 포메스Leopold Pomes 200쪽이 넘는 저서 토마토와 함께하는 빵의 이론과 실습 Teoria I practica del pa amb tomaquet에서 토마토 빵과 초콜릿을 번갈아 먹기를 즐기는 유명한 가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 토마토와 베이컨

얼마나 멋지도록 대조적인지! 짭짤한 베이컨과 새콤달콤한 토마토는 BLT샌드위치에서 아삭하고 달콤 씁쓸한 양배추와 잘 어울리기로 유명하지요. 메뉴는 누가 봐도 안전한 선택지인 파스타 알 아마트리치아나였어요. 나는 잘게 다진 얇은 판체타 12장 분량을 올리브 오일에 바삭하게 볶은 다음 팬에서 덜어내 따로 두었어요. 그리고 베이컨 기름에 채 썬 양파 1개 분량을 부드러워지도록 볶고 통 플럼 토마토 1캔 분량을 부어서 나무 주걱으로 으깬 다음 고춧가루와 설탕을 1작은술씩 넣고 간을 했어요. 천천히 뭉근하게 익혔어요. 나는 베이컨을 소스에 다시 넣어서 데웠어요. 파스타를 삶아서 건졌어요. 소스와 섞어서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뿌려서 냈어요.

* 토마토와 아니스

타라곤 맛 베어네이즈 소스에 토마토 퓌레를 몇 큰 술 더하면, 장밋빛이 도는 분홍색 소스로 위대한 프랑스 요리사 알렉산드르 에티앙 쇼론Alexander의 이름은 딴 쇼론Choron,이 되죠. 1890년 파리에서 프러시안 포위 작전으로 레스토랑 재료 공급이 끊기자, 알렉산드르는 불로뉴의 숲에 있는 동물원에 찾아가서 코끼리 콩소메와 구운 피망 소스를 더한 곰 정강이 요리 등의 메뉴를 고안했다고 해요.

* 토마토와 양고기

토마토는 코코넛처럼 음식에 여름을 불어넣으며, 구운 양고기까지 산뜻하게 만들어주는 재료이지요. 그리스에서는 양 다리를 토마토와 함께 요리한 다음 쌀 모양 파스타인 오르조를 넣어서 마무리해요. 그러면 파스타가 양고기와 토마토의 풍미를 흡수해요. 간단한 시금치 샐러드만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지요.

Recipe [토마토 오르조를 곁들인 그리스식 양구이]

1. 고기를 원하는 정도로 구우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를 고려하면서, 양 다리에 칼집을 몇 군데 넣어서 저민 마늘을 집어넣은 다음 골고루 간을 하지요.

2. 구이용 팬에 철망을 올리고 양다리를 얹은 다음 190로 예열한 오븐의 중간 단에 넣지요.

3. 토마토 캔 2( 400g) 분량을 굵게 다지고 오레가노 약간, 월계수 잎 1, 설탕 1/2작은술을 넣은 다음 간을 살짝 해서 섞지요.

4. 고기가 완성되기 1시간 전에 구이용 팬을 오븐에서 꺼내서 재빨리 양고기를 들어내고 바닥의 기름기를 따라내지요.

5. 팬에 토마토를 붓고 양고기를 다시 얹은 다음 오븐에 넣지요.

6. 고기가 다 익으면 꺼내서 알루미늄 포일을 느슨하게 덮어 휴지 해요.

7. 토마토에 오르조 250g과 끓인 물 100ml을 붓고 다시 오븐에 넣어 계속 익혀요.

8. 양고기를 15분간 휴지 한 다음 적당히 썰지요. 이때쯤이면 오르조가 거의 다 익었을 것이지요.

9. 오르조가 익었는지 재차 확인한 다음, 썰어낸 양고기를 얹어서 내지요.

* 토마토와 양파

토마토는 이상적인 맛과 실제 맛 사이에 가장 큰 간극을 열어줄 수 있는 재료예요. 엘리자베스 데이비드는 스페인에서 한 해 여름 내내 매일 먹었던 토마토와 양파 샐러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두 재료가 너무나 맛있어서 오이와 올리브, 양상추만으로 식욕을 채울 수 있었다고 말해요. 이어서 영국에서 그러한 기쁨을 얻는 경험은 갈수록 드물어진다며 통탄했어요. 지금은 거의 존재하지도 않는 기쁨이에요. 내가 먹어본 것 중 제일 이상에 가까울 정도로 생생한 토마토는 코스타 데 라 루스의 헤리스와 카디스 사이에 자리한 엘 푸에르토 산타 마리아의 해변가 레스토랑 엣 먹은 것이었어요. 화려한 비닐 식탁보에 거친 종이를 한 장 덮고 형광 녹색 식탁용 클립으로 고정한 곳이었어요. 토마토를 둘러싼 기타 재료는 푸른 양파, 오직 양파뿐이었어요. 하지만 둘 다 절묘한 맛이 났어요. 토마토에서는 온실에서 자라난 깊은 엽록소 풍미가 났고 양파는 심히 달콤해서 눈을 가리고 먹으면 과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 토마토와 오이

토마토와 오이는 가스파초에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재료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재료가 신세계에 도착하기 전부터 가스파초는 있었어요. 원래 가스 파투는 빵과 마늘, 올리브 오일, 식초, 물로 만들어서 매력이 덜한 아호 블랑코 같은 수프였어요. 내가 처음 가스파초를 만들었달까 만드는 과정을 도운 것은 포르투갈에서 산사태와 익사로 두 번 죽을 뻔하다 살아난 날이었어요. 요리 하나를 준비하는 데에 우리 열두 명이 총동원돼서 껍질을 벗기고 갈고 다지고 믹서를 돌리고 체에 걸렀어요. 퉁명스럽지만 효율적인 여주인이 지휘하는 부엌 오케스트라였어요. 사람은 열두 명이었지만 수프를 만드는 데는 한 시간이 걸렸어요. 하지만 완성된 가스파초는 먹어본 것 중 최고였으며, 톡 쏘는 데다 카스카이스의 햇볕 아래 자라난 모든 신선한 샐러드 풍미를 머금은 향이 났어요.

* 토마토와 조개 및 갑각류

링귀니 알라 봉골레는 토마토를 넣은 로소 rosso혹은 토마토를 넣지 않은 비앙코 bianco로 나뉘지요. 나는 확고한 비앙코 파지만, 로소 파라면 봉골레 로소를(파스 차는 빼고) 액상화했다고 할 수 있는 클라마토라는 개념을 나보다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지요. 토마토 주스와 조개 육수 및 향신료를 결합한 클라마토는 사실 맨해튼 클램 차우더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휴가철에 이런 식품이 있으면 편할까 싶어 사두게 되지요.

* 토마토와 케이퍼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화산토는 현지에서 자라는 케이퍼에 독특하게 강렬한 풍미를 선사한다고 해요. 이곳의 케이퍼는 색이 연하고 아주 단단해질 때까지 대량으로 천일 건조한 다음 산토리니 섬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노란 건완 두콩에 곁들이는 토마토소스에 넣어 요리하지요.

* 토마토와 클로브

어둡고 향긋한 클로브의 주요 풍미 화합물은 유제 놀이지요.일부 바질 풍미를 내기도 하며, 토마토에서도 자연 발생하지요. 클로브는 종종 익힌 토마토 요리나 케첩 등의 소스에 다른 향신료와 함께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해요.

* 토마토와 피망

하리 사식 드레싱을 뿌린 구운 채소 쿠스쿠스 샐러드와 오븐에 구운 라따뚜이, 닭고기 덕분에 깨끗하게 잊혔지요.

Recipe

[이탈리아 피에몬테식 로스트 피망 요리]

1. 홍피망을 반으로 자른 다음 껍질을 벗긴 절반 분량의 토마토, 안초비 필레, 마늘 약간을 속에 채운다.

2. 피망에 올리브를 적당히 두르고 오븐 또는 그릴에 굽는다.

3. 바질을 찢어 위에 장식한다.

* 토마토와 홀스래디시

토마토케첩에 홀스래디시를 섞으면 생굴이나 익힌 새우와 함께 내는 간단한 소스가 되지요. 홀스래디시만 넣은 소스가 너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칠리소스를 약간 더해서 생기를 불어넣었어요.

출처 : THE flauour THESAURUS 풍미 사전 니키 세그 니트(NIKI SEGNIT) 지음 l 정연주 옮김 글 참조.

 

자연과 함께하는 건축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기

자연과 교감하는 건축,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물 좋고 숲이 울창한 산골짜기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 위에 집이 한 채 있어요. 캔틸레버 구조의 콘크리트 테라스와 돌벽으로 세워진 이 집은 품성 좋은 사람의 바른 자세처럼 반듯하게 서서 숲에 안긴 듯, 바위를 품은 듯 계절이 바뀌면서 달라지는 풍광과 더불어 자연과 완벽하게 교감하고 있어요.

미국 펜실베이니아 산악 지역 숲속에서 금세기 최고의 자연 친화 주택이라는 명성을 뽐내며 사시사철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이 집의 이름은 ‘Fallingwater’, 한국어 낙수장이 예요.

이 집을 설계한 사람은 건축 문화사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예요.

그는 자존심이 강하고 그의 말처럼 실제로 위대한 건축가였어요. 1867년에 태어나 1959년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총 1,141개의 작품을 디자인했어요.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만도 409점에 이르지요.

많이 했다고 꼭 위대한가요? 뭘 했는지가 중요하지요. 뭘 했는지보다 어떻게 왜 했는지가 더 중요하죠. 그게 왜 중요하죠? 왜냐하면 건축가의 행위는 시대의 감성과 문화를 조성하기 때문이죠.

라이트는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 대해 무엇보다 자연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당연한 생각 아닌가요? 생각만큼 쉽진 않죠. 건축을 통해 원래 자연과는 다른 인위적인 공간이 생기는 법이니까요.

건축은 전통과 지역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여겼던 그는 일찍부터 미국 정서를 대표하는 자연 친화적 건축가로 이름을 날렸지요.

미국의 전통 양식과 중서부 초원 지대의 감성을 살린 프레리 주택 시리즈가 대표적이죠.

그러나 1920년대부터 세계 건축의 흐름은 유럽발 국제주의 양식이 대세였어요.

그로피우스, 미스 반 데어 로에 같은 건축가들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미국 또한 그 드로가 르 코르뷔지에 같은 거장이 주도하는 국제주의 양식과 모더니즘에 경도되었지요.

예순을 넘긴 라이트는 이제 세계 건축계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했죠.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위스콘신주의 한적한 곳에 텔리에신이라는 기숙학교를 세웠어요. 그곳에서 배움의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자신의 사상과 건축 철학을 계속 이어갔어요.

그 무렵 탤리에 신 학생 중에 에드거 코프먼 주니어가 있었는데, 그 아버지 에드거 J. 코프먼은 남성보과 백화점 사업을 하는 갑부였어요.

코프먼과 라이트의 만남은 단순한 학부모와 선생의 면담이 아니었어요. 그것은 20세기 가장 유명한 건축주와 건축가의 역사적인 만남이었지요.

코프먼은 라이트에게 가족을 위한 주말 주택 설계를 의뢰했는데, 숲이 울창한 계곡 현장에 도착한 라이트는 건축사에 길이 남을 아이디어를 떠올렸지요.

그가 떠올린 구상을 스케치로 본 코프먼은 깜짝 놀랐지요. 집은 외부와 차단된 안락한 공간이라는 흔한 통념을 깨고 자연을 집 안으로까지 끌어들여 거주하는 사람을 자연과 하나가 되게 하려는 전무후무한 시도는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경사가 가파른 계곡의 모습을 그대로 둔 채 바위와 나무의 원래 형태를 살리고, 돌과 목재를 주변에서 그대로 가져다 쓰며 현대식 공법은 꼭 필요한 만큼만 도입해서 유기적인 형태의 집을 지어나갔어요. 토목기사와 싸우고 간 축주하고도 싸우면서 당초 예상했던 공사비를 훌쩍 뛰어넘는 돈을 쏟아부은 끝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아름다운 집이 계곡에 세웠어요. 낙수장은 건축사적 의미에서 기능주의를 거부한 전통의 승리였고 모더니즘 양식이 어떻게 자연과 조화되는 건축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천재적이고 모범적이 사례였어요. 집에 물이 좀 센다든지, 폭포 소리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잔다든지 하는 불편으로 결국 오래 지내지 못했으며 지금은 누구도 살지 않는 집이지만 그 아름답고 이색적인 모습을 직접 보려고 찾아오는 방문객이 연간 15만 명에 이른다고 하지요.

건축가들은 위대한 작품을 창조하고 싶어 하는 예술가의 열정과 논리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공학자의 이성을 함께 지니지요.

수많은 건축가에게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라는 이름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며, 낙수장은 일생에 걸쳐 한 점 남기고픈 걸작의 대명사일 것이지요.

 출처 : Dear 20th Century 친애하는 20세기  김재훈지음 글 참조.

소스에 관해 공부할 때 꼭 읽어두면 좋은 내용입니다

소스

소스는 요리 주재료에 곁들이는 액체입니다. 소스의 목적은 주재료가 육류•어류•곡류•채소류 어떤 것이든 그 본연의 맛을 깊고 넓게 하거나, 주재료의 맛과 대조 또는 보완이 됨으로써 주재료의 맛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육류•곡류•채소류에는 언제나 본연 그대로의 맛인 데 반해, 소스는 요리사가 원하는 모습이 될 수 있으며 요리를 더 풍부하고 다양하고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만듭니다. 소스(sauce)라는 단어는 소금이라는 뜻의 고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하네요. 소금은 자연에서 온 농축된 맛 내기 재료이자, 바다에서 온 순수한 미네랄 결정체입니다. 우리가 먹는 주식-육류, 곡류와 빵과 파스타, 전분이 많이 함유된 채소류-는 그 자체로는 특별한 맛이 없기 때문에 요리사들은 주식에 맛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찾거나 발명해 왔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연이 제공한 조미료입니다. 소금, 얼얼한 맛의 후추와 고추 신맛이 나는 풋과일의 즙, 달콤한 꿀과 설탕, 독특한 향을 내는 허브와 향신료가 바로 그것입니다. 조미료보다 더 복잡한 것은 조리 과정을 거친 콘디 먼트(condiment)입니다. 가운데는 발효로 보존하거나 변형한 음식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새콤하고 향이 좋은 식초, 짭짤하고 감칠맛이 나는 간장과 생선 소스, 짭짤하고 새콤한 피클, 시고 매운 맛의 머스터드, 달고 시고 과일 맛이 강한 케첩 등입니다. 다음으로 궁극의 맛 내기 음식인 소스가 있습니다. 요리사는 특별한 음식을 위한 소스를 계획하고 준비하며, 소스를 어떤 맛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소스에는 양념이 항상 들어가며, 때로는 콘디먼트가 들어가고, 때로는 주재료 자체 또는 다른 재료 또는 조리 과정의 맛을 인공적으로 강화한 향이 들어갑니다.

소스는 풍미를 강화할 뿐 아니라 입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감촉의 즐거움도 줍니다. 요리사들은 동물이나 식물 조직의 움직이지 않는 견고함과 물처럼 형태가 없는 묽음 사이 어딘가 정도의 농도를 갖도록 소스를 만듭니다. 입안에서 살살 녹아 그대로 넘어가는 잘 익은 향긋한 과일의 농도나 살코기와 크림과 버터에 계속해서 풍부하고 촉촉한 맛을 전해 주는 지방질의 농도가 소스의 농도와 비슷합니다. 소스는 흐르는 성질 때문에 고체 음식의 표면을 고르게 코팅할 수 없고 기분 좋은 촉촉함도 안겨 줍니다. 한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견고한 성질도 있어서, 음식뿐만 아니라 우리의 혀와 입

천장에 달라붙어 맛의 경험을 연장하며 풍부한 맛의 감각을 제공합니다.

소스가 전해 주는 마지막 즐거움은 매력적인 모양새입니다. 몰론 딱히 설명할 만한 외양적 특징이 없는 소스도 많습니다. 하지만 주재료인 과일이나 채소 덕분에 색상이 화려하거나, 굽거나 오래 끓이는 과정에서 품격의 깊이가 나타나는 소스도 있습니다. 소스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보면 그 소스를 얼마나 세심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지요.

기본적으로 소스를 만드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다수는 정연한 식물과 동물 조직을 파괴해 맛이 들어 있는 즙을 짜내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스는 다른 두 가지 기본적인 요리와 밀접한 친척 관계에 있습니다. ‘수프역시 다양한 농도를 갖는 액상의 음식이지만 향이 소스보다 다소 덜 농축되어 있어서 다른 음식에 악센트를 주는 용도가 아니라 그 자체를 요리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소스와 구별됩니다. ‘젤리역시 상온에서 굳을 정도로 다량의 젤라틴을 함유한 걸쭉하게 만들어진 유동체이며, 따라서 입안에 들어가면 하나씩 스스로서 녹는 일시적으로 고체인 음식입니다.

◈ 유럽 소스의 역사

유럽은 현대에 폭넓은 사랑을 받는 소스를 발전시킨 여러 지역 가운데 단지 한 곳에 불과합니다. 현재 대두를 주재료로 한 중국의 소스, 향신료로 맛을 내고 걸쭉하게 만든 인도의 소스, 고추로 걸쭉하게 만든 몰레와 살사 같은 멕시코 소스 등 수많은 소스가 탄생지와 상관없이 넓은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세대의 요리사들이 소스를 체계적인 예술로 승화시키고, 한 나라의 별미를 국제적 표준으로 격상한 중심지는 바로 유럽, 더 정확히 말하면 프랑스입니다.

◈ 고대 중국의 맛 조화시키기

훌륭한 소스 만들기를 특징짓는 맛의 첨가•강화•혼합은 요리 기술의 진수이며, 적어도 2000년 동안 그렇게 여겨져 왔습니다. 다음은 고향의 음식물이 소스의 일부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그 속에서 조리되는 요리인 스튜 또는 수프를 만드는 공정을 기술한 고대 중국의 문헌입니다.

맛의 조화를 이루려면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재료를 먼저 넣든, 나중에 넣든, 얼마나 넣든, 균형을 잡는 것은 아주 미묘한 문제이며, 각각의 재료의 특징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큰 솥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놀라우며 미묘하고도 섬세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 고대 로마의 소스 조리법

그가 보관해 두었던 잎이 달린 마늘을 물에 살짝 담갔다가 속이 움푹 들어간 둥근돌 안에 넣어요. 그 위에 소금을 약간 흩뿌려요. 소금이 녹으면 단단한 치즈를 넣어요. 그가 모아 두었던 여러 가지 허브(파슬리, , 고추)를 그 위에 쌓지요. 왼손으로 다리 사이에 막지사발을 끼워 고정해요. 오른손에 막지를 쥐고 먼저 매운 마늘을 으깬 다음, 다른 재료도 함께 분쇄해서 즙이 고루 섞이게 해요. 손을 원 모양을 그리며 돌려요. 서서히 원재료가 원래 가지고 있던 특성이 사라지고 완전히 녹색은 아니었던 색상이 다른 색으로 변하기 시작해요. 우윳빛처럼 완벽하게 새하얗게 반짝이지만 않지만, 모든 허브에서 빠져나온 색소 때문에 얼룩덜룩해지면서 우윳빛 파편이 모습을 드러내지요. 올리브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리고 그 위에 톡 쏘는 향의 식초를 소량 첨가한 뒤 다시 섞지요. 혼합물을 완전히 다시 한 번 섞지요. 마지막으로 두 손가락으로 막자사발을 둥글게 닦아서 혼합물을 하나의 둥근 공 모양으로 뭉쳐서 이름에 걸맞은 형태고 ‘모레툼(moretum)’을 만듭니다.

◈ 삶은 음식을 위한 화이트소스

후추, 라쿠아멘(생선 소스), 와인, , 양파, , 향신료 뿌린 와인 기름, 점도제로 쓸 빵 몇 조각.

◈ 속을 채운 오징어 요리를 위한 소스

고추, 레비지, 고수, 셀러리 씨앗, 달걀노른자, , 식초, 라쿠아멘, 와인, 기름,(가열해서) 걸쭉하게 만듭니다.

◈ 페이스트라-우유 닭고기

리쿠아멘,기름, 와인에 닭고기를 익힙니다. 그 위에 고수 몇 줄기와 양파를 첨가합니다. 다 되면 소스에서 건져 냅니다. 새로 꺼낸 팬에 우유와 소량의 소금과 꿀과 극소량의 물을 넣습니다. 약한 불로 천천히 익힙니다. 페이스트리를 약간 부수어서 넣습니다. 페이스트리를 조금씩 넣으면서 타지 않게 조심스럽게 젓습니다. 닭고기를 통째로 또는 조각조각 나눠서 넣습니다. 접시에 담고 그 위에 다음에 소개하는 조리법으로 만든 소스를 붓지요, 후추, 러비지, 오레가노, , 포도 시럽 약간, 조리 국물을 섞지요. 팬에 넣고 끓여요. 끓으면 전분으로 걸쭉하게 만들고, 식탁에 올려요.

-아피키우스

◈ 고대

유럽에서 소스와 유사한 요리가 실질적으로 처음 알려지게 된 것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기 25, 고대 로마의 한 시인은 허브, 치즈, 기름, 식초를 잘 갈아서 플랫 브레드에 바를 얼얼하고 짭짤하고 향긋한 맛의 스프레드-페스토 제노베세(바질, 바늘, 올리브기름, 파르메산 치즈, 잣을 갈아 만든 이탈리아 소스-옮긴이)의 전신-을 만드는 시골 농부를 묘사했습니다.

그로부터 200~300년이 지난 후에 아피키우스의 저작으로 간주되는 로마 시대의 책을 보면 소스가 로마 상류층 식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책에 소개된 조리법 500가지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소스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소스를 영어 juice(주스)의 어원인’ius(이우스)’라고 불렀습니다. 대부분의 소스에는 적어도 대여섯 가지의 허브와 향신료, 식초와(또는) , 발효시킨 생선 소스의 일종인 가룸이 들어갑니다.가룸은(오늘날 안초비가 그렇듯이) 소스에 짭짤함, 감칠맛, 향을 줍니다.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 방법도 다양했습니다. 맛 내기 재료 자체를 분쇄하는 방법, 견과나 쌀을 갈아서 만드는 방법, 성게나 간을 갈아 넣는 방법, 빵이나 페이스트리 조각을 넣는 방법, 순수한 밀 전분을 넣는 방법, 날것이든 익힌 것이든 달걀노른자를 넣는 방법 등이 있었습니다. 소스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도구는 당연히 막자사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게, 달걀, 전분은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 조금 더 세련된 방법의 초기 버전이었습니다.

◈ 중세 : 정제와 농축

아피키우스가 활동하던 시대부터 14세기 사이의 유럽 요리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14세기 이후에는 조리법과 관련된 글이 다수 남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소스 만들기는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세 소스에도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며, 여전히 막자사발과 막자로 재료를 찧었습니다. 또 로마 시대의 점도제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시기부터 육류와 채소류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농도를 짙게 만드는 데 가장 흔하게 사용된 재료는 빵이었습니다. 빵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색과 맛을 더했습니다. 순수한 전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으며, 크림과 버터는 아직 쓰지 않았습니다.

◈ 중세 소스 만들기에서의 정제법

500여 년도

*어류 또는 육류 젤리

[생선이든 고기든] 와인,베르주, 식초에 넣고 익힙니다. 생강, 계피, 정향, 그레인오브, 파라다이스, 롱페피를 갈아서 부용에 넣고, 체에 내린 후, 고기와 함께 끓입니다. 불 위에 올려놓은 동안 냄비 뚜껑은 닫아 둡니다. 불에서 내리고 요리를 낼 때까지 웃물이나 더껑이 따위를 계속 걷어 냅니다. 다 익으면 부용을 체에 걸러서 나무로 만든 깨끗한 그릇에 담아 둡니다. 고기는 깨끗한 천에 놓습니다. 생선인 경우 껍질을 벗고, 벗긴 껍질은 마지막으로 부용을 체에 거를 때까지 부용에 넣어 둡니다. 부용이 맑고 투명해졌는지 확인합니다.  부용을 체에 거르기 전까지 식히지 않습니다. 고기를 우묵한 그릇에 담은 다음, 부용을 밝고 투명한 그릇에 담아 다시 불 위에 올려서 끓이면서 계속 웃물을 걷어 냅니다. 펄펄 끓는 부용을 고기 위에 붓습니다. 고기와 부용을 담은 접시나 우묵한 그릇에 카시아 버드(cassia bud 아직 완전히 피지 않은 계피나무 꽃을 따서 말린 것-옮긴이)와 메이스를 흩뿌립니다. 접시를 서늘한 곳에 둡니다. 젤리를 만다는 사람은 한시도 한눈을 팔아서는 안됩니다. <<고기 요리법>>(1375년경), 테런스, 스컬리 옮김

* 곱고 걸쭉한 브로스

10인분을 만든다면, 1인 분당인분당 달걀노른자 3, 질 좋은 베르주, 질 좋은 고기 수프, 사프란 약간, 질 좋은 향신료가 필요합니다. 재료를 잘 섞어서 체 거르고, 냄비에 넣어서 숯불 위에 올립니다. 스푼 표면이 살짝 코팅 도리 정도로 익을 때까지 쉬지 않고 저어 줍니다. 불에서 내려요. 끊임없이 저어요. 접시에 담고, 향이 강하지 않은 향신료를 위에 뿌려요.

<<나폴리 조리법 모음 The Neapolitan Recipe Collection>>(1475년경) 테런스 스컬리 옮김

*새로운 맛, 투명함, 젤리 : 하지만 중요한 변화도 있었고, 진정한 발전도 있었습니다. 생선 소스가 사라지고 대신 식초와 설익은 청포도 즙, 즉 베르주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유럽인들을 아랍 당에 데려가고, 아랍 상인과 전통에 접촉할 수 있게 해 준 덕분에 지중해 지역에 한정된 여러 향료가 아시아에서 온 이국적인 수입품, 특히 계피•생강•그레인 오브 파라다이스 등으로 대체되었어요. 이제 소스의 점도 조절용 견과로는 아몬드가 쓰였어요. 막자사발은 또 다른 필수 불가결한 도구와 결합되었으니, 바로 소스를 걸쭉하게 만드는 재료와 향신료의 거친 입자를 걸러내서 좀 더 고운 소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체 또는 여과기(프랑스어로는 에타민 [etamine]또는 타미스[tamis])예요.

17세기 프랑스 소스

라 바렌과 피에르 드 퀸의 요리 책에는 홀랜 데이즈 비슷한 향긋한 소스,’ 지금도 뵈르 블랑(하얀 버터)’이라고 불리는 크림 같은 유화제, 전통적으로 생선을 조리거나 서빙할 때 쓰던 묽은 쿠르부용(짧게 익힌 부용이라는 뜻)등이 등장해요.

*향긋한 소스를 올리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는 큰 것으로 고릅니다. 밑동은 긁어내고 씻어요. 물에 삶아요. 소금으로 간을 해요. 너무 오래 익히지 않아요. 다 익었으면 물을 빼내요. 신선한 버터, 식초 약간, 소금, 육두구, 그리고 소스를 결합하기 위한 달걀노른자로 소스를 만들지요. 소스에 분리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하세요. 적절히 소스를 올린 아스파라거스를 식탁에 올려요.

-프랑수아 피에 드라 바렌<<프랑스 요리>>

*쿠르부용으로

송어를 물, 식초, [차이브, 타임, 정향, 처빌, 파슬리, 그리고 경우에 따라 라드 한 덩어리 르 한꺼번에 끈으로 잘 묶은] 꾸러미,파슬리, 소금, 월계수 잎, 고추 레몬과 함께 익혀서 같은 방식으로 식탁에 올려요.

*뵈르 블랑 소스의 퍼치(농어) 요리

와인, 베르주, , 소금, 정향, 월계수 잎과 함께 농어를 익혀요. 비늘을 제거하고 버터, 식초, 육두구, 레몬 조각으로 만든 걸쭉한 소스와 함께 서빙해요. 소스를 매우 걸쭉하게 만들어요.

-피에르 드 륀,<<요리법(Le Cuisinier)>>(1656)

고기 브로스를 농축하는-원치 않는 수분을 증발시키는-원리를 발견함으로써 콩소메와 고형의 젤리가 개발되었습니다. 이것들이 소중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육류나 어류를 코팅해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산패로부터 보호해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15세기에는 투명한 젤리를 더 맑게 만들기 위해 미세한 입자마저 제거하는 개선된 형태의 여과기가 등장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달걀흰자 거품을 이용해 내부로부터 액체를 맑게 하는 방법이었어요.

*소스 용어

중세에 나타난 또 하나의 중요한 진전은 소스를 비롯해 그 밖의 향이 그윽한 액상 음식에 대한 새로운 용어가 면밀하게 정리되었으며, 이러한 음식에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는 사실 입이지요.로마의 이우스(ius)’라는 단어는 소금을 넣은이라는 뜻의 라틴어 ‘살 수스(salsus)’의 파생어로 대체되었어요. 프랑스의 소스(sauce)’,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살사(salsa)’가 그것이지요. 프랑스어에서 (jus)’고기즙이라는 뜻으로 그 의미가 바뀌었으며, ‘부용은 고기를 물에 넣고 뭉근히 끓여서 만든 스톡을 뜻하게 되었어요. 쿨리(coulis)는 소스, 포타지(potage, 진한 수프), 그 밖의 준비된 음식물에 향과 실팍함을 가미한 걸쭉한 고기 요리를 뜻해요. 프랑스어 수프(soupe)’는 영어의 소프(sop)’에 해당하는 단어로, 빵 조각을 듬뿍 넣은 풍미 가득한 국물을 가리켜요. 수많은 문헌에서 레시피를 범주별로 나눴는데, 익히지 않은 소스, 익힌 소스, 고기를 넣고 익힌 소스, 고기와 함께 내는 소스, 묽은 포 타지,걸쭉한 포 타지 등이 그것이죠. 그리고 영어 그레이비(gravy)’가 등장해요. 이 단어는 어떤 연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프랑스어 그라네(grane)’에서 파생된 것만은 분명해요. 한편, ‘그러네곡류로 만든, 곡물의라는 뜻의 라틴어 ‘그라 나투스’에서 파생되었는데, 독립적인 향신료와 액체를 섞은 혼합물이 아니라 고기와 고기즙으로 만든 일종의 수튜예요.

출처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음식과 요리 해럴드 맥기 지음 ㅣ 이희건 옮김 글 참조.

커피와 관련된 간단한 설명입니다

커피와 관련된 직업

우리가 커피를 마시기 전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커피생두가 한 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여러 공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 생산자 : 커피나무는 농부에 의해 재배됩니다. 커피 생산자는 땅과 접촉하는 사람으로, 수확기가 되면 열매를 따고 전조 과정을 거쳐 생두를 얻습니다.

* 커피생두 바이어 : 여러 나라의 커피 생산자들을 만나 커피 생두의 거래 협상을 하고 생두를 로스터에게 넘깁니다. 또한, 커피생두를 소비하는 나라까지 운반하는 책을 집니다.

* 로스터 : 커피생두의 향을 온전히 끌어내기 위해 가열하여 볶는 로스팅 과정이 필요합니다. 로스터의 역할은 서로 다른 생두를 각각 알맞은 방식으로 볶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로스터의 역할이 확대되어 생산국을 직접 찾아가 생두를 선별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 바리스타 : 바리스타는 커피를 완성하기 위한 연결고리 중 마지막 고리로 단순한 카페 가르송이 아닙니다. 커피 전문가이며, 능숙한 솜시로 커피를 내리고 주문에 따라 커피 원두로 다양한 음료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또한 고객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품종의 커피를 권하고, 키퍼 추출방법(에스프레소, 필터커피 등)에 알맞은 커피 원두를 팔기도 합니다.

커피와 관련된 용어

커피의 세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용어들이 있습니다.

* 그랑크뤼(Grand Cru) : 고품질의 풍미를 지닌 커피 원두.그랑크뤼를 제대로 알려면 원두가 지닌 잠재력이 모두 드러나야 합니다.

* 그라인딩(Grinding) : 흔히 커피 원두를 가는 것을 말합니다.

* 배치(Batch) : 한 번에 로스팅하는 커피 생두의 양.

* 커피추출기구 : 아래는 아주 가벼운 맛부터 가장 강한 맛까지 커피를 만드는 도구들의 이름입니다.

* 분쇄도 : 커피원두를 갈았을 때의 굵기.

* 바리스타(Barista) : 커피 전문자이자 커피를 테이스팅 하는 사람. 커피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로스팅(Roasting) : 커피생두를 볶는 작업.

* 로스터(Roaster) : 로스팅 전문가를 말하며, 볶는 로스팅 기계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커피 볶는 기계는 로스팅기로 부르기도 합니다.

* 라테아트(Latte Art) : 카푸치노 등의 표면에 우유 거품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술.

* 블렌딩(Blending) : 지역이나 나라 등 원산지가 다른 커피를 사는 것.

* 커피체리 : 커피나무의 열매를 말합니다. 열매에는 1개 또는 2개의 씨앗(생두)이 들어 있습니다.

* 필터바스켓 : 커피가루를 담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필터.

* 필터커피, 슬로 추출법 : 에스프레소와 같이 높은 기압으로 추출하지 않는 커피를 가리키는 용어들입니다.

* 깔끔함(Clean Cup) : 커피를 마셨을 때 잡미가 없음을 말합니다.

* : 그라인더에서 커피 원두를 가는 부분.

* (Shot) : 한 번에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양. 이를 단숨에 마십니다.

* 템퍼(Tamper) : 필터에 들어 있는 커피가루를 눌러서 다지는 도구.

* 커핑(Cupping) : 커피의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사용방법.

* 분쇄원두 : 커피원두를 갈아놓은 커피가루를 가리킵니다.

* 드립 포토(Drip Pot) : 물이 나오는 수구가 백조의 목처럼 생긴 독특한 모양의 주전자. 필터커피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입니다.

* 에스프레소 설정 :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들의 조절을 가리키는 표현.

* 크랙(Crack) : 로스팅 과정에 생두가 터지면서 독특한 소리가 나는 것. 마치 팝콘을 만들 때 나는 소리 같습니다.

[연하다] 케멕스(CHEMEX)→사이펀(SIPHON)→하리오 V60(HARIO®V60)→에어로프레스(AEROPRESS®)→프렌치프레스(FRENCH

커피는 몸에 나쁜가

커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런 이야기들은 도움이 되는 유용한 정보일까요? 불안감을 키우는 악선전일까요? 여기 확실한 정보가 되는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 카페인(Caffeine)&테인(Thein)

둘은 분가 구조가 같습니다. 오랫동안 관습처럼 사용되어 아직도 테인이라는 말이 남아 있으며,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를 서로 다른 성분으로 생각합니다.

* 커피는 소화를 돕는 위산 분비를 촉진합니다.

* 커피는 이노 제이며 변비약입니다.

* 커피를 적당히 마시세요! 커피는 마약인가요? 엄밀하게 말하자면 아닙니다. 그러나 커피를 많이(1일 카페인 400ug 이상) 마시는 사람에게서 흥분, 두통, 가벼운 피로 등과 같은 금단현상이 사라지려면 3~5일이 걸립니다.

* 카페인 : 5분 정도 지나면 뇌에 도달하며, 반감기는 3~5시간 이후입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카페인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커피는 몇 가지 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커피는 남성 환자의 파킨슨병 진행을 억제하며, 알츠하이머병에 있어서 불완전한 기억을 개선합니다. 폴리페놀(항산화 작용)은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60여 건의 연구에서 커피가 여러 유형의 암(방광암, 구강암, 결장암, 식도암, 자궁암, 뇌종양, 피부암, 간암,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커피를 마시면 흥분합니다 : 카페인은 흥분시키고 각성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력이 좋아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인지기능이 향상되고, 피로감이 줄어들며, 반응시간이 빨라집니다.

* 커피를 지나치게 많이 (1일 카페인 400ug 이상) 마시거나 잠자기 전에 마시면 수면장애,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경련과 심리적 불안을 가져옵니다.

* 필터 커피잔에는 에스페소 1잔보다 카페인이 많습니다.

에스프레소 1 47~75ug

필터 커피 머그잔 1 75~200ug.

* 커피가 치아 변색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페인과 폴리페놀(페놀 복합군)에는 치석이 생기는 것을 먹는 항균효과도 있습니다.

* 카페인은 지방을 에너지로 하여 육체적 활동력, 특히 지구력을 향상합니다.그래서 카페인은 2004년까지 세계 반도핑 규약에서 금지 약물 목록에 올라 있었습니다.

 출처 : 커피는 어렵지 않아(LE CAFE, C'EST PAS SORCIER) 세바스티앵 라시뇌 충 렝 트란 / 정한진 옮김 글 참조

자주 먹는 과일이 익기까지의 성장 과정 살펴보기

자주 먹는 과일

과일이 익기까지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 가운데 과일은 먹을 수 없는 것에서 맛있는 것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매우 독특합니다. 채소와 고기 동물은 덜 자란 것, 어린것이 가장 연하고 맛이 섬세합니다. 그러나 덜 자란 과일은 보통 전혀 입맛을 당기지 못합니다. 물론 초록색의 토마토, 초록색의 파파야, 초록색의 망고 따위를 먹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채소로 취급해서 잘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절여서 먹습니다. 채소 상태를 졸업하려면 과일은 반드시 익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그 고유한 특징이 창조됩니다.

▶익기 전:

과일은 꽃, 그 가운데서도 꽃의 암컷 조직인 씨방에서 발달하는 독특한 기관입니다. 나중에 이 씨방은 그 식물의 성숙한 씨앗을 담게 됩니다. 대부분의 과일은 단순히 두터워진 씨방 벽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인접한 조직을 아우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과나 배는 주로 꽃 부부들이 자라는 줄기 밑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과일은 3개의 독특한 층으로 발달하는데, 보호막 구실을 하는 얇은 껍질, 중앙의 씨앗 덩어리를 둘러싼 내부의 얇은 보호막, 그 사이의 두텁고 즙이 많고 맛있는 층이 그것입니다.

과일은 네 단계의 발달 과정을 거칩니다. 첫 번째 단계는 일반적인 경우로 수컷 꽃가루에 의한 암컷 밑씨의 수정입니다. 꽃가루는 성장 촉진 호르몬의 생성을 촉발하며, 꽃 씨방 벽의 팽창을 이끕니다. 바나나, 네이블오렌지, 일부 포도 품종을 비롯한 몇몇 씨 없는 과일은 수정 없이 발달합니다. 두 번째는 비교적 짧은 단계로 씨방 벽 세포의 증식입니다. 토마토의 경우, 이 단계는 수정 순간에 사실상 완결됩니다.(개화되자마자 완전 형태를 갖춘 아주 작은 과일을 꽃받침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과일의 발달 과정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은 대부분 세 번째 단계에서 일어납니다. 그것은 바로 저장 세포의 팽창입니다. 이 성장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가장 활동적인 시점의 멜론은 하루에80세 제곱센티미터 이상씩 커집니다. 이러한 팽창은 대체로 세포 내 액포의 수액이 축척하는 데서 기인합니다. 다 자란 과일의 저장 세포는 식물 왕국에서 가장 덩치가 큰 세포입니다. 수박의 경우 직경이 1밀리리터에 이릅니다. 이 성장 단계 동안 탄수화물은 당의 형태, 도는 좀 더 단단한 전분 알갱이의 형태로 세포 액포에 저장됩니다. 감염과 포식을 단념시키기 위한 방어용 화합물인 독성 알칼로이드와 떫은맛을 내는 타닌 등도 그 속에 섞여 세포 액포에 축척됩니다. 또 다양한 효소 시스템이 가동 준비를 완료합니다. 씨앗이 스스로 성장할 능력을 갖추고 과일이 씨앗을 퍼뜨려 줄 동물을 유인할 준비가 끝났을 때, 이 과일은 마침내 익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에틸렌과 효소의 작용

과일 발달의 마지막 단계는 익기입니다. 이것은 과일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일의 일생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입니다. 익기는 여러 개의 동시적 사건으로 이루어집니다. 전분과 산의 수치가 감소하며, 당이 증가합니다. 질감이 말랑말랑해지고, 방어 화합물이 사라집니다. 독특한 향이 발달합니다. 껍질의 색깔이 보통 초록색에서 노란색 또는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그리하여 과일은 더 달아지고 말랑말랑해지고 맛있어지며, 이러한 점을 시각적으로 홍보합니다. 익은 것은 이내 썩기 마련이므로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단계를 과일의 전반적인 해체 과정의 이른 단계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익기가 불꽃처럼 강렬한 생명의 마지막 단계임이 분명해졌습니다. 과일은 익어 가면서 우리의 눈과 미각의 향연을 위해 스스로를 채비하며 적극적으로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익기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변화를 주관하는 것은 효소입니다. 효소는 복잡한 분자를 단순한 분자로 분해하고, 과일의 일생 중 오로지 이 순간만을 위해 고안된 새로운 분자를 생성합니다. 구란데 익기 효소의 작용을 촉발하는 원인이 있습니다. 그 첫 단서가 확인 1910년 무렵이었습니다 카리브의 섬에서 오렌지 가까이에 저장해 놓은 바나나가 다른 바나나들보다 빨리 익었다는 보고 있었습니다. 그 뒤 캘리포니아의 감귤 재배 농민들이 석유난로 가까운 곳에 있는 초록색 과일이 다른 과일보다 빨리 색깔이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석유난로와 과일이 공통적으로 가진 그 익기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대답을 얻은 것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대답을 얻은 것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바로 에틸렌이었습니다. 위 두 식물 종과 석유 연소에 의해 생성되는 단순한 탄화수소 가스가 다 자랐지만 아직 익지 않은 과일의 익기를 촉발하는 방아쇠였습니다. 한참 후, 과학자들은 과일이 익기 단계에 돌입하기 한참 전에 자체적으로 에틸렌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므로 에틸렌은 이 과정을 조직적인 방식으로 이끌어 가는 호르몬인 셈입이다.

▶익기의 두 가지 유형, 두 가지 취급 방식

과일이 익는 데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극 접입니다. 에틸렌이 익기의 첫 단계를 촉발하면 과일은 더 많은 에틸렌을 생성함으로써 스스로를 자극하고, 이전보다 2~5배 더 빨리 숨 쉬기’-산소를 써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것-를 시작합니다. 과일의 맛질감색깔이 급속히 변하며, 이후에는 또 종종 급속히 쇠락합니다. 이와 같은 유형의 과일을 ‘전환성’ 과일이라고 합니다. 전환성 과일은 다 자랐지만 아직 녹색인 것을 수확하면 알아서 익으며, 인위적으로 에틸렌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또 종종 당을 전분 형태로 저장하며, 수확 후 익는 동안에 효소가 이 전분을 당으로 전환합니다.

과일: 수확 후 맛 향상 잠재력과 최적 저장 온도

과일 수확 후 향상 0℃저장 7℃ 13℃저장
이과 과일
사과 당도,, 말랑해짐 +    
당도,, 말랑해짐 +    
핵과 과일
살구 ,말랑해짐 +    
버찌 - +    
복숭아 ,말랑해짐 +    
자두 ,말랑해짐 +    
감귤류
오렌지 -   +  
자몽 -     +
레몬 -     +
라임       +
장과류
블랙베리 - +    
블랙커런트 - +    
블루베리 ,말랑해짐 +    
크린베리 - +    
구스베리 - +    
포도 _ +    
라즈베리 ,말랑해짐 +    
레드커런트 - +    
딸기 - +    
멜론
칸탈루프 ,말랑해짐   +  
허니듀 ,말랑해짐   +  
수박 -     +
열대과일
바나나 당도,,말랑해짐     +
체리모야 ,말랑해짐     +
구아바 ,말랑해짐     +
리치 - +    
망고 당도,,말랑해짐     +
파파야 ,말랑해짐     +
패션 프루트 ,말랑해짐   +  
파인애플 -   익은 것 풋갓
과일 수확 후 향상 0℃ 저장 7℃ 저장 13℃ 저장
그 밖의 과일
아보카도 , 말랑해짐 익은 것 풋깃  
대추야자 -     +
무화과 - +    
키위 당도,,말랑해짐 +    
, 말랑해짐 +    
석류 - +    
토마토 ,말랑해짐     +

‘비전 환성’

익기의 이러한 기본 유형에 따라 시장과 주방에서 그 과일을 취급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바나나아보카도토마토 같은 급전 환성 과일은 물리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 자랐지만 아직 단단한 상태에서 수확하여 포장하고 목적지로 배송하며, 목적지에 도달하면 상자에 포장된 상태에서 에틸렌 가스를 주입해 익힙니다. 최종 소비자는 덜 익은 과일을 익은 과일함 함께 종이 봉지(비닐봉지는 너무 습기가 찬다)에 넣어 두면 더 빨리 익힐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익은 과일에서 활발히 방출되는 에틸렌 가스가 덜 익은 과일의 익기 과정을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파인애플, 감귤류, 대부분의 장과, 멜론 등 ‘비전 환성’ 과일은 전분을 저장하지 않으며, 일단 수확하고 나면 별다른 맛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과일의 품질은 모체에 매달린 상태에서 숙성된 기간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이들은 잘 익은 것을 따서 배송한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또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조치도 별로 없습니다. 그냥 좋은 것을 고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단 몇 가지 예외(, 아보카도, 키위, 바나나)를 제외하면 전환성과일도 모체에 매달린 상태에서 익은 것이 훨씬 질이 좋습니다. 수확하는 순간까지 모체로부터 맛의 물질을 계속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출처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음식과 요리 해럴드 맥기 지음/이희건 옮김 글 참조.

알아두면 좋은 알코올에 대한 이야기

알코올의 성질

알코올 분자는 수많은 살아 있는 세포들이 화학적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당 분자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세포는 다시 이 알코올 분자를 분해해 그 속의 에너지 내용물 역시 끌어냈습니다. 그런데 몇몇 효모는 이 규칙의 위대한 위반자들입니다. 이들은 주변에 알코올을 배설합니다. 치즈나 채소 절임 속의 젖산, 허브와 향신료의 강력한 향과 마찬가지로 와인과 맥주 속의 알코올은 방어용 화학무기로, 효모는 다른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것을 사용합니다. 알코올은 살아 있는 세포에 독성을 띱니다. 우리가 인간을 위해 알코올을 생성하는 효모조차 일정한 양까지만 내성이 있습니다. 알코올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운 기분은 알코올이 우리 뇌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 효모와 알코올 발효

효모는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미세한 단세포 곰팡이로 160여 종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모두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과일과 채소의 부패를 유발하며, 일부는 인간에 질병(예를 들어 칸디다 알비 킨스 효모 감염)을 유발합니다. 빵과 알코올성 음료를 만드는 데 이용되는 효모는 대부분 사카로 미 케스(Saccharomyces) 속에 속하는데, 이는 설탕 곰팡이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우유를 삭히기 위해 특정 박테리아를 이용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이들을 배양합니다. 그것들은 음식물이 다른 미생물의 감염에 저항력을 갖게 만들며, 대체로 우리 인간의 입맛에 맞는 물질을 생성합니다. 산소가 거의 없는 곳에서도 살 수 있는 효모의 생존 능력은 효모의 알코올 생성에서 가장 본질적인 것입니다. 살아 있는 세포는 대부분 연료 분자를 연소하여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반드시 산소가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물을 생성합니다. 산소가 없으면 연료가 불완전하게 분해됩니다. 산소 없이 포도당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성하는 방정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C6H12O6 →2CH3CH2OH+2CO2+에너지

(포도당알코올+이산화탄소+에너지)

효모는 포도즙이나 으깬 곡물에 독특한 풍미를 주는 여러 다른 화합물을 끌어들입니다. 예를 들면 감칠맛의 호박산을 생선 하며,또 아미노산을 액체인 고도알코올, 즉 긴 사슬 알코올로 변형합니다. 또 알코올과 산을 결합하여 과일 향을 내는 에스테르를 만들어 내며, 익힌 채소커피토스트 등을 연상케 하는 황 화합물을 생성합니다. 그리고 효모 세포가 죽으면 그 효소가 죽은 세포를 대사해 그 내용물을 액체 속으로 배출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액체 속에 계속 풍미를 발생시킵니다. 효모 세포는 증식하면서 계속 단백질과 B계열 비타민을 합성하기 때문에 실제로 과일즙이나 으깬 곡물을 신선했을 때보다 더 영양이 풍부한 것으로 만듭니다.

*보충 내용에탄올, 즉 보통의 알코올 다목적적인 에탄올 분자들의 한쪽 말단은 지방과 기름의 지방산 탄소 사슬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다른 쪽 말단은 물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현대 생물학의 도운 출현을 도운 알코올 발효

발효의 수수께끼는 유스투스 폰 리비히와 루이 파스퇴르를 비롯한 몇 명의 19세기 최고 고집불퉁 화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으며, 그리하여 미생물학이라는 학문의 탄생에 기여했습니다. 최초로 순수 배양 조직에서 분리된 미생물 유기체는 1880년 무렵 코펜하겐의 칼스버그 맥주회사의 실험실에서 준비된 맥주와 와인 효모였습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세포가 다른 분자를 변형하기 위해 사용하는 놀라운 단백질 분자를 가리키기 위해 효소(enzyme)’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는데, 이 단어는 그리스어로 효모에 있는이라는 뜻으로, 바로 거기에서 당이 알코올로 변형됩니다.

*알코올의 성질

화학에서 알코올이라는 용어는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가진 하나의 커다란 물질 집단을 가리키는 데 쓰입니다. 그러나 일상어에서는 그 가운데 한 특성 성원만을 가리키는데, 이것을 화학자들은 에틸알코올 또는 에탄올이라고 부릅니다. 이 장에서 나는 알코올이라는 용어를 보통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하지만 ‘고도’ 알코올,즉 알코올 가족에 속하면서 에탄올보다 더 많은 원자를 가진 알코올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됩니다.

*물리적화학적 특성 : 정제 알코올은 맑고 색깔이 없는 액체입니다. 알코올 분자는 작은 분자이며, 분자식은CH3CH 2OH입니다.보다시피, 이 분자의 뼈대는 단 2개의 탄소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알코올 분자의 한쪽 말단인 CH3는 지방 또는 기름과 유사한 반면에 다른 쪽 말단인 OH 집단은 물 분자의 2/3에 해당합니다. 그 덕분에 알코올은 양면성을 가집니다. 알코올은 물과 쉽게 섞일 뿐 아니라 세포막(알코올은 세포막을 쉽게 통과합니다.) 향 분자, 카로티노이드 색소(알코올은 세포에서 이 색소들을 쉽게 끌어냅니다.)와 같은 지방질 물질과도 쉽게 섞입니다. 효모에 의해 소량 생성되어 증류수에 농축되어 있는 고도 알코올은 더 길고 지방과 유산한 말단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지방과 더 유사하게 행동합니다. 이것들은 위스키와 그 밖의 증류주에 기름처럼 끈적끈적한 성질을 부여합니다. 이것들은 우리 인체의 세포막에도 농축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단순 알코올보다 신경 자극성이 강하고 다양성도 더 강합니다. 알코올의 물리적 성질 가운데 몇 가지는 요리사와 미식가들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알코올은 물보다 휘발성이 강하며, 더 쉽게 증발하고, 끓는점이 낮다. 알코올을 와인이나 맥주보다 훨씬 강한 용액으로 증류할 수 있는 것은 78라는 낮은 끓는점 덕분입니다.

알코올은 가연성 물질로, 브랜디나 럼주를 연료로 삼아 불길이 일렁거리는 화려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음식물이 그슬리지 않는 것은 연소열이 증류주에 들어 있는 수분의 증발로 완전히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은 물보다 훨씬 낮은 -114의 어는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한겨울의 추위나 냉동실에서도 알코올성 액체를 농축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부피의 알코올 무게는 같은 부피의 물 무게의 80퍼센트이며, 따라서 알코올과 물의 혼합물은 순수한 물보다 가볍습니다. 이 점을 이용해 층위를 형성하는 칵테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알코올과 풍미 : 우리는 우리의 미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기관을 통해 음식물 속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존재를 경험합니다. 알코올 분자는 당 분자와 약간 닮았으며, 실제로 약간 단맛이 납니다. 증류주나 일부 강한 와인에서처럼 고도로 농축된 알코올은 신경을 자극하며, 콧속과 입안에 알싸하면서 뜨거운느낌을 줍니다. 알코올은 휘발성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는데, 풍미를 내지 않은 곡주나 보드카 같은 매우 순수한 술에서 그 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농축 알코올은 다른 향 화합물과 화학적 친화성을 가지고 있어서 음식물과 음료 속의 향 물질과 결합해 그것들이 공기 속으로 달아나는 것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1퍼센트 안팎의 낮은 농도에서는 오히려 과일 에스테르와 그 밖의 향 분자가 더 쉽게 공기 속으로 방출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아주 적은 양을 넣거나 또는 장시간의 조리를 통해 알코올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는 경우에, 와인과 보드카 등은 여러 요리에 두루 쓰일 수 있는 귀중한 재료가 됩니다.

* 살아 있는 것들에 미치는 영향 : 알코올은 그 화학적 양면성 덕분에 지방과 유사한 분자로 이루어진 세포막을 쉽게 뚫고 들어가 세포막 단백질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충분히 고도로 농축된 알코올은 세포와 그 주변의 경계를 무너뜨려 세포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알코올을 생성하는 효모는 약 20퍼센트 농도까지 견디며, 대부분의 다른 미생물은 그보다 훨씬 낮은 농도에서 죽습니다. 와인처럼 산이나 당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미생물에 이보다도 훨씬 효율적으로 독성을 발휘합니다. 맥주나 와인과 달리 증류주와, 셰리주나 포트와인 같은 주정 강화 와인이 마개를 딴 이후에도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술을 마신 뒤의 기분 좋은 취기도 따지고 보면 우리 신경계 전체에 걸친 세포와 및 단백질의 경미한 장애 증상입니다.

* 약물로서의 알코올: 중독

알코올은 약물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퍼져 들어간 온갖 조직의 작용을 변화시킵니다. 술의 가치는 그것이 우리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있습니다. 거기서 술은 마약으로 작용합니다. 술이 평소보다 활기차고 흥분된 행동을 자극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실은 여러 가지 억제를 통해 행동을 통제하는 고도의 뇌 기능을 둔화한데 다른 증상입니다. 뇌에 더 많은 알코올이 공급될수록 알코올은 점점 더 기억, 집중, 사고 전반, 근육의 조응 능력, 언어, 시각 등과 같은 기본적인 기능을 방해합니다.

술에 취한 정도는 세포 내 알코올 농도에 달려 있습니다. 일단 소화계를 통해 알코올이 흡수되면 혈액이 그것을 몸 안의 모든 액체 속으로 보내며, 알코올은 쉽게 세포막을 통과해 모든 세포들 속으로 뚫고 들어갑니다. 덩치가 큰 사람은 덩치가 즉은 사람보다 같은 양을 마셔도 덜 취하는데, 그것은 덩치가 크면 몸안의 액체와 세포의 총부피가 더 크고, 그만큼 알코올이 더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엉망이 된 근육의 조응 능력이나 충동적 행동은 대개 형중 알코올 농도가 0.02~0.03퍼센트일 때 나타납니다. 나뒹굴어지는 정도의 취기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5퍼센트의 결과이며, 0.4퍼센트가 되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알코올은 비교적 약한 약물입니다.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려면 몇 밀리그램이 아니라 몇 그램을 섭취해야 하며, 덕분에 우리는 스스로를 해치지 않으면서 적당한 양의 와인과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마약성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코올도 중독성이 있으며, 따라서 습관적인 과음은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술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비극과 때 이른 죽음의 원인이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코올과 알코올의 일차적 대사에 의해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 분자는 인체의 여러 기관과 시스템을 망가뜨립니다. 따라서 이것들이 몸 안에 계속 있게 되면 심각한, 심한 경우에는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는 온갖 치명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인체는 알코올을 어떻게 대사 할까요?

인체는 일련의 화학반응을 통해 알코올을 분해하고, 그러한 반응에서 방출된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알코올을 제거합니다. 알코올의 화학구조는 당 및 지방과 유사하며, 그 둘의 중간쯤 되는 1그램당 7칼로리(당은 1그램당 4칼로리, 지방은 9칼로리다) 정도의 영양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전체 칼로리의 5퍼센트 정도를 알코올로부터 공급받는데, 심한 주당들은 그 비율이 이보다 훨씬 큽니다.

알코올은 위장과 간에서 분해되어 에너지로 전환됩니다. 알코올은 소장으로 내려가 혈액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위장에서 ‘1대사에 의해 일부가 소비됩니다. 그 비율은 남자는 30퍼센트, 여자는 10퍼센트 정도입니다. 그 때문에 술을 마실 때 남자들의 혈중 알코올 수치가 여자보다 느리게 올라가며, 따라서 더 많은 양을 마셔야 알코올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각 개인의 알코올 처리 능력은 유전적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대체로 우리 인체는 시간당 10~15그램의 알코올을 대사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매 60~90분 사이의 통상적인 음주량에 해당합니다. 혈중 알코올 수치는 술을 마신 뒤 30~6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릅니다. 음식, 특히 지방과 기름은 위장 속 알코올이 소장으로 내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지연하고, 위장 효소가 더 많은 활동 시간을 갖게 해 주며,혈중 알코올의 상승을 지연하고, 빈속에 마셨을 때보다 정점에서의 혈중 알코올 수치를 절반 정도로 감소시킵니다. 다른 한편 아스피린은 위장에서의 알코올 대사를 방해하며, 따라서 혈중 알코올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킵니다. 스파클링 와인(탄산 와인)과 맥주 속의 이산화탄소 기포도 같은 효과를 일으키는데, 그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알코올과 요리

요리사들은 와인맥주증류주를 감칠맛이 나는 수프, 소스, 스튜에서부터 스위트 크림과 케이크, 수플레와 소르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요리에 재료로 활용합니다. 이것들은 신맛단맛감칠맛(글루탐산과 호박산에서 기인합니다.)을 비롯한 특유의 풍미와, 알코올과 그 밖의 휘발성 물질에서 기인하는 깊은 향을 더해 줍니다. 그러나 레드와인의 떫은맛과 대부분의 맥주가 지니고 있는 쓴맛은 요리사들에게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알코올 자체는 풍미 분자와 색소 분자, 그리고 음식물 속의 다른 물질과 결합해 새로운 향과 더 깊은 맛을 생성하는 반응성 분자를 추출하고 용해할 수 있는 물과 기름에 이어 3의 액체입니다. 다량의 알코올은 음식물 속의 다른 휘발성 분자를 붙잡아 두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미량의 알코올은 그 휘발성을 높여 향을 강화합니다.

알코올 자체는 요리사에게 유용할 수도 있고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알코올은 약간 약처럼 느껴지는 알싸한 맛을 가지고 있는데, 뜨거운 음식물 속에서 이러한 성질이 강화되면 거친 맛이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리사들은 알코올은 첨가한 소스를 팔팔 끓여서 알코올은 최대한 증발시킵니다. ‘불길이 일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이름을 빌린 플랑베(flamle)라는 화려한 요리에서는 가열된 증류주나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 증기에 불을 붙여 일렁거리는 불길이 알코올은 태워 버리고 요리에 살짝 그슬린 냄새가 배게 만듭니다. 하지만 어떠한 기술로도 음식물에서 알코올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합니다. 실험에 따르면, 장시간 끓인 스튜의 경우에는 애초에 첨가한 알코올의 5퍼센트 정도가 남고, 짧게 익힌 요리에서는 10~50퍼센트까지 남습니다. 플랑베에서는 75퍼센트 정도가 남습니다.

*알코올성 액체와 나무통

와인과 맥주에서 가장 좋은 점은 미생물이 과일즙과 맛있으면서도 기분 좋게 취하도록 만드는 어떤 것으로 부패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몇 세기 전, 와인과 증류주 제조자들은 또 다른 놀라운 좋은 것을 찾아냈으나 그것은 바로 와인증류주식초를 나무통에 보관하는 것만으로 거기에 새롭고 보완적인 맛이 추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크 나무와 그 성질 : 유럽에서는 밤나무와 삼나무, 미국에서는 미국삼나무가 사용되기도 하지만, 와인과 증류주 속성에 쓰이는 대부분의 통은 오크 나무로 만듭니다. 오크 나무의 심재(心材), 즉 가장 오래된 속 부분은 바깥쪽의 생장 층을 지탱해 주는 죽은 세포 덩어리입니다. 심재 세포는 끈질긴 곤충들의 공격을 단념시키기 위한 화합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타닌이며, 정향희 에 우게 놀,바닐라의 바닐린, 그리고 코코넛과 복숭아에 특징적인 향 물질의 친척이자 오크 나무 향을 내는 오크 락톤등의 화합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재 고형물의 90~95퍼센트는 세포벽 분자, 셀룰로스, 헤미셀룰로스, 리그닌입니다. 이것들은 대개 불용성이지만 리그닌은 강한 알코올에 의해 부분적으로 분해되어 추출되며, 또 통을 만드는 과정에서 목재에 열을 가할 때 새로운 향 분자로 변형되기도 합니다.

통 제조업자들은 주로 2종의 유럽산(Quercus robur Q. sessilis), 10종의 미국산 오크 나무를 사용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치하는 것은 화이트 오크 나무(Q. alba)입니다. 유럽 종은 대개 와인 통에, 미국 오크 나무는 추출 가능한 타닌의 수치가 낮고 오크 락톤과 바닐린 수치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 나무통 만들기 : 성형과 가열 : 나무통은 만들기 위해 나무통 제작자는 심재를 여러 조각으로 쪼개고, 건조하고, 얇고 길쭉한 막대 모양으로 다듬어 대충 테에 끼워 맞춘 다음, 유연성을 높여 쉽게 최종적인 통 모양으로 구부릴 수 있도록 열을 가합니다. 유럽에서는 불을 붙인 나뭇조각들이 들어 있는 조그만 화로를 이용해 통 내부를 200까지 가열합니다. 일단 물러진 나무 막대들을 테를 둘러 최종적인 위치에 단단하게 고정하고 난 뒤 닷 그 내부를 5~20분 동안 150~200까지 더 굽습니다.’ 미국에서 위스키 통을 만들 때는 이보다 더 극단적이어서 테를 두른 나무 막대들을 먼저 쪄서 무르게 만든 다음에 배럴 내부를 15~45초 동안 가스버너를 이용해 까맣게 태웁니다.

* 나무통의 풍미 : 새 통에 알코올성 액체를 보관하는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납니다. 첫째, 타닌, 오크 나무와 정향과 바닐라 향 물질, , 갈변 반응의 산물, 배럴을 가열할 때 형성된 연기 냄새를 내는 휘발성 물질 등 색깔과 풍미에 기여하는 온갖 용해성 물질이 이 액체에 추출됩니다. 위스키 숙성에 쓰이는 까맣게 태운 미국식 나무통의 탄화된 표면은 활성 숯 흡수제처럼 작용해 위스키에서 몇 가지 물질을 제거해 버림으로써 풍미의 숙성을 가속화합니다. 나무의 틈과 구멍은 이 액체가 제한된 양의 산소를 흡수하도록 해줍니다. 그리고 와인이나 증류주, 나무 성분들, 산소의 풍부한 화학적 혼합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반응을 겪으면서 서서히 조화로운 평형을 향해 나아가 갑니다.

새 오크 나무통은 그 안에 저장된 액체에 뚜렷한 풍미를 주는데, 때로는 섬세한 와인 본연의 성질을 압도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와인 제조자들은 새 통에서의 숙성 기간을 제한하 거나,기왕에 그 풍미 성분 대부분이 추출된 중고 나무통을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그것을 통제합니다.

* 나무통의 대안 : 오크 나무통은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값비싼 와인이나 증류주를 숙성시킬 때만 사용합니다. 비교적 값싼 술에 오크 나무 풍미를 불어넣는 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나뭇조각들을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든 브와제(boises)라는 추출물은 코 낙과 아르마냑을 비롯한 프랑스산 브랜디의 전통적인 마감 첨가물입니다. 최근에 와인 대량생산 업체에서는 강철을 비롯한 비활성 물질로 만든 컨테이너에서 숙성하는 와인에 나무통에 썼던 나무 막대, 오크 나뭇조각, 심지어 톱밥까지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헤럴드 맥기 지음/이희건 옮김 글 참조.

초콜릿과 관련된 전문 지식 살펴보기

초콜릿

초콜릿은 가장 주목을 끄는 음식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것은 떫고 쓰고 밋밋한 맛을 가진 열대 나무의 씨앗으로 만들지만, 그것을 발효하고 볶은 결과물의 풍미는 비할 바 없이 풍성하고 복합적이며 다재다능합니다. 그 질감은 다른 어떤 음식물과도 다릅니다. 상온에서는 단단하고 건조하며, 입안의 온기를 만나면 녹아서 크림처럼 됩니다. 거의 어떤 형상으로도 조각할 수 있으며, 그 표면을 유리처럼 반들반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초콜릿은 대량생산을 통해 비로소 그 잠재력이 완전히 드러난 몇 안 되는 음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초콜릿, 그 치밀하고 매끈하고 달콤한 고체는 초콜릿의 전체 역사의 극히 일부 동안만 존재했을 뿐입니다.

-초콜릿의 역사

이국적인 음료 : 초콜릿 이야기는 카카오나무가 있는 신세계에서 시작됩니다. 이 나무는 적어도 남미의 강 유역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카카오나무는 달고 촉촉한 과육이 있는 씨앗 꼬투리를 가지고 있으며 초기 인간들이 휴대할 수 있는 에너지와 물의 원천으로, 이 꼬투리를 중미와 멕시코 남부로 가지고 들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나무를 재배한 최초의 종족은 멕시코 남부의 걸프 해안에 살던 올메크족이었습니다. 그들은 BC 600년 이전의 어느 시점에 다시 이것을 마야에 전했고, 마야 사람들은 열대의 유카탄 반도와 중미에서 이것을 생산해 서늘하고 건조한 북부의 아즈텍과 교역했습니다. 아즈텍 사람들은 카카오 씨앗을 볶고 갈아 음료로 만들었는데, 이 음료는 종교 의례에 쓰였으며, 인간의 피와 결부되었습니다. 카카오 씨앗은 화폐 역할을 할 만큼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카카오 콩을 처음 본 유럽인은 아마 1502년에 있었던 콜럼버스의 네 번째 항해의 선원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간의 카카오를 싣고 스페인으로 돌아왔습니다. 1519년에 코르테스의 장교인 베르날 디아스 델 카스티요(Bernal Diaz del Castillo)가 식탁에서 아즈텍의 황제 몬테수마를 만났으며, 그들이 빚은 음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그 나라에서 생산하는 온갖 과일이 그의 앞에 놓였습니다. 그는 아주 조금만 먹었지만, 간간이 최음제 성격이 있다고 들은, 코코아로 만든 리큐어가 황금 잔에 따라져 그에게 바쳐졌습니다. 나는 거품이 부글부글한 초콜릿을 채운 50여 개의 항아리가 들어오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그는 약간 마셨습니다.

초콜릿의 원형에 대한 최초의 상세한 설명 중 하나는 중미를 여행한 밀라노 출신의 지롤라모 벤조니(Girolamo Benzoni)신세계의 역사(History of the New World)≫(1564)에 나와 있습니다. 그는 그곳이 세계에 두 가지 독특한 기여를 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가 말한 두 가지 기여는 인디언 새즉 칠면조와 카바가테(cavacate)’즉 카카오 콩이 었습니다.

그들은 씨앗을 까서 멍석에 널어 말립니다. 그런 다음 음료를 마시고 싶을 때, 그 씨앗을 흙으로 빚은 팬에 넣고 불 위에서 볶고, 그들이 빵을 만들 때 쓰는 돌로 갑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간 것을 잔에 넣고 천천히 물과 섞는데, 가끔 향신료를 첨가해서 마십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사람보다는 돼지에게나 어울려 보입니다.

그 맛은 좀 쓰지만, 독성이 없으면서 사람의 몸을 만족시키고 생기가 돌게 합니다. 인디언들은 그것을 무엇보다 높이 쳤으며, 어디서나 거기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벤조 나를 비롯한 방문자들은 마야와 아즈텍이 초콜릿 음료를 향이 짙은 꽃, 바닐라, 고추, 야생 꿀, 아키오트(achiote,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관목, 립스틱의 염료를 채취하기 때문에 립스틱 나무로 불리기도 합니다.-옮긴이) 등 갖가지 재료로 맛을 냈다고 보고했습니다. 유럽인들은 독자적으로 자신들의 향료를 첨가하기 시작했는데, 설탕•계피•정향•아니스•아몬드•헤이즐넛•바닐라•오렌지꽃사향 등이 그것입니다. 멕시코에서 가장 자주 쓰는 방법은 아톨(atole, 옥수수 죽)과 함께 뜨겁게 데우고, 뜨거운 물에 넓적한 조각을 녹인 다음 몰리네(molinet)를 이용해 잔 속에서 젓고, 잘저어져서 거품이 생기면 뜨거운 아톨을 잔 가득 부은 다음 맛있게 마시면 됩니다.

향신료를 탄 초콜릿 페이스트를 제조하기 위한 유럽 최초의 공장들이 1580년 무렵 스페인에 세워졌으며, 70년이 지나지 않아 이탈리아프랑스영국으로 초콜릿이 전해졌습니다. 이 나라들은 이 음료에서 설탕과 바닐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첨가 향료를 제거했습니다. 맨 처음 레모네이드 노점상이 파리에서 이 음료를 팔았습니다. 또 런던에서는 처음 등장한 커피하우스들에서도 초콜릿을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17세기 후반이 되면 초콜릿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초콜릿 하우스가 번성하게 됩니다. 우유로 뜨거운 초콜릿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이 초콜릿하우스에서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초콜릿 만들기

농부들이 콩과 과육 덩어리를 발효시켜 초콜릿 향의 선구물질을 생성합니다.

제조업체들이 이 발효된 콩을 볶아서 향 선구물질을 향으로 변모시킵니다.

제조업체들이 이 콩을 갈고 설탕을 첨가한 다음 그 혼합물을 물리적으로 치대서 향을 정제하고, 비단 같은 질감을 창조합니다.

*카카오 콩 : 카카오나무는 적도를 기준으로 남북위 20도 이내에 서식하며, 높이 7미터까지 자라는 활엽 상록수입니다. 길이 15~25센티미터, 너비 7.5~10센티미터 크기의 섬유질 꼬투리 형태로 열매를 생산합니다. 1개의 꼬투리 안에는 흔히 이라고 부르는 20~40개의 씨앗이 들어 있으며, 길이 2.5센티미터의 이 씨앗은 달고 신맛이 나는 과육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품종 : 많은 카카오 품종이 있는데, 이들은 크리올로(Criollo), 포라스테로(Forastero), 트리니타리오(Trinitario)라는 3개의 집단으로 나뉩니다. 크리올로에 속하는 품종은 비교적 순한 맛을 지닌 콩을 생산하며, 그 가운데 일부는 꽃과 차를 연상케 하는 가장 섬세한 풍미를 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품종은 질병에 취약하며 열매가 적게 열리기 때문에 세계 생산량의 5퍼센트를 밑돕니다. 열매가 많이 열기고 튼튼한 포라스 테로 품종이 짙은 향의 큰 콩 형태로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트리나타리오는 크리올로와 포라스 테로 사이의 잡종으로, 그 중간 정도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아프리카(코트디부아르와 가나)가 세계 카카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인도네시아 역시 생산량에서 카카오 원산지 가운데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을 앞서도 있습니다.

* 저장 및 방어 세포 : 카카오 콩은 주로 베아의 저장엽, 즉 태반 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 가지 독특한 세포 집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포들의 80퍼센트 정도는 훗날 싹을 틔우고 열대우림의 그늘진 땅에서 성장할 자식들이 쓸 영양소인 단백질과 지방, 또는 코코아 버터의 저장고입니다. 나머지 20퍼센트는 숲 속의 수많은 동물들과 미생물들이 그 씨앗과 영양소로 잔치를 벌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서 세포입니다. 태반엽에서 자주색 점처럼 보이는 것들이 이러한 세포인데, 떫은맛의 석탄산 화합물, 그 화학적 친첮인 안토시아닌 색소, 그리고 테오브로민과 카페인이라는 구 가지 쓴맛의 알칼로이드가 거기에 들어 있습니다. 콩은 65퍼센트가 수분으로 물기가 많습니다.

*발효와 건조 : 초콜릿 풍미 발달의 첫 단계는 통제와 예측이 가장 어렵습니다. 발효는 카카오를 재배한 현지의 작은 농장 수천 곳과 거대 플랜테이션 농장들에서 이루어지며, 그 농부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솜씨에 따라 신중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고, 대충, 심지어 아무렇게나 이루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카오 콩의 품질은 천차만별이어서 발효되지 않은 것에서부터 심하게 발효된 것, 심지어 곰팡이가 슨 것까지 있습니다. 초콜릿 제조업자의 첫 번째 과제는 완전히 발효된 좋은 품질의 콩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카카오 코 투리를 수확하자마자 일꾼들이 이 꼬투리를 깨뜨려 씨앗을 꺼내 단만의 과육과 함께 열대의 더위 속에 쌓아 둡니다. 과육 속에 들어 있는 당과 그 밖의 영양소를 먹이 삼아 미생물이 곧바로 증식하기 시작한다. 엄밀한 의미의 발효가 진행되는 기간은 2~8일이며, 일반적으로 세 단계가 있습니다. 첫 단계에서는 효모가 지배하며, 당을 알코올로 전환하고, 과육의 산 일부를 대사 합니다.효모가 더미 속에 갇힌 산소를 모두 소비하고 나면 발효 유제품과 채소 절임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종의 젖산균이 효모의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그러다 작업자들이 콩과 과육 더미를 뒤집어 공기를 들여보내면 젖산균이 식초를 만드는 초산균으로 대체됩니다. 초산균은 효모가 생성한 알코올을 소비하며 그것을 초산으로 전환합니다.

*보충 내용

*발효가 콩을 변형한다

말린 발효 카카오 콩의 구성

  무게 기준 백분율   무게 기준 백분율
                                                        5
카카오 버터                                          54
단백질과 아미노산                                  12
전분                                                     6
섬유                                                    11
                                                         1
석탄산 화합물                                          6
미네랄                                                    3
테오브로민                                            1.2
카페인                                                  0.2

카카오 발효는 콩이 아니라 과육을 발효시키는 것이지만, 콩도 변형합니다. 초산균에 의해 생성된 초산이 콩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면서 세포에 구멍을 내 세포 내용물이 새어 나오게 함으로써 그것이 서로 반응하게 만듭니다. 떫은맛의 석탄산 물질이 단백질, 산소 그리고 자기들끼리 섞여 훨씬 떫은맛이 덜한 복합체를 형성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콩 자체의 소화효소가 저장 단백질 및 자당과 뒤섞여 그 구성 물질인 아미노산과 단당으로 분해하는데, 이것들은 그 어미 분자들보다 훨씬 반응성이 높으며, 볶는 과정에서 더 많은 향 분자를 생성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구멍이 꿇린 콩들이 발효 중인 과육으로부터 당과 산, 과일과 꽃과 와인 미향을 포함한 얼마간의 풍미 분자를 빨아들입니다. 이렇게 해서 적절하게 진행된 발효는 떫으면서 밋밋한 콩을 바람직한 풍미와 풍미 선구물질을 선적한 배로 탈바꿈시킵니다.

*건조 : 일단 발효가 완료되면 카카오 재배 농부들은 햇살 아래에서 평평한 바닥에 콩을 널어 건조합니다. 건조하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립니다. 그러나 신중하게 하지 않으면 달갑지 않은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콩 안팎에서 증식해 원하지 않는 향으로 오염할 수 있습니다.

일단 수분 7퍼센트 정도까지 건조된 콩은 더 이상의 미생물에 의한 부패에 저항성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콩을 씻고 부대에 담아 세계 각지의 제조업체로 보냅니다.

*볶기 : 건조한 발효 카카오 콩은 발효하지 않은 생콩에 비해 떫은맛이 덜하며, 풍미는 더 진합니다. 그러나 그 풍미는 여전히 균형이 잡혀 있지 않고, 덜 발달되었으며, 종종 식초의 초산이 주조를 이룹니다. 제조업체들은 말린 콩을 선별하고, 분류하고, 혼합한 뒤에 풍미를 발달시키기 위해 볶습니다. 볶는 시간과 온도는 콩을 얇은 껍데기에 들어 있는 상태에서 통째로 볶는지, ‘원두(nib)’라고 부르는 균열이 간 내부의 인만 볶는지, 재빨리 가열되는 작은 입자로 빻은 원두를 볶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통콩은 120~160℃에서 30~60분 걸립니다. 이것은 커피콩의 경우보다 훨씬 완만한 처리인데, 그 까닭은 쉽게 메일라드 반응에 참여해 풍미를 생성하는 반응성이 높은 아미노산과 당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완만한 볶기는 콩에 고유하거나 또는 발효 동안에 생성된 일부 풍미 물질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갈기와 정제 : 볶기가 끝나면 콩을 깨뜨려 껍데기에서 원두를 꺼냅니다. 그런 다음 원두를 여러 세트의 강철 롤러 사이에 밀어 넣어, 고형의 식물조직 덩어리를 코코아 리큐어(cocoa liquor)라고 부르는 걸쭉한 짙은 색의 유체로 탈바꿈시킵니다. 이 갈기 단계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는 콩 세포들을 열어 저장되어 있는 코코아 버터를 배출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코코아 세포들을 우리 혀가 개별적인 알갱이로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입자로 분쇄하는 것입니다. 원두에서 55퍼센트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코코아 버터가 연속상이 되며, 세포의 고형 파편-주로 단백질, 섬유, 전분-은 이 지방 속에 부유합니다. 최종 갈기, 즉 정제를 거치면 입자 크기가 0.02~0.03밀리미터까지 줄어듭니다. 스위스와 독일의 초콜릿은 전통적으로 영국과 미국 초콜릿보다 더 곱게 갑니다.

코코아 리큐어에 대한 더 이상의 처리는 제조자의 필요에 달려 있습니다. 코코아 분말과 코코아 버터를 만들 때는 리큐어를 촘촘한 필터에 대고 압력을 가해 통과시켜 코코아 입자들은 위에 남고 코코아 버터는 빠져 내려가게 합니다. 단단하게 뭉친 코코아 입자 덩어리(프레스 케이크)로는 코코아 분말을 만들고, 버터는 온갖 종류의 대량생산 초콜릿에 중요한 재료로 씁니다.

*콘칭 : 순수한 코코아 리큐어는 농축된 초콜릿 맛을 가지고 있으며, 빵과 과자류에 쓸 수 있도록 그대로 단단하게 만들어 포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맛은 비료적 거칠며, 쓰고 떫고 십니다. 이것을 먹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맛있게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는 다크 초콜릿을 위해서는 설탕을, 밀크 초콜릿을 위해서는 설탕과 건조한 우유 고형분바닐라(통콩, 추출물 또는 인공 바닐린)• 정제 코코아 버터 보충제 등 몇 가지 재료를 더 첨가합니다. 또 제조업체는 이 혼합물을 콘칭(conching)이라고 부르는 장기간에 걸친 휘젓기 공정에 집어넣습니다. 콘칭이라는 이름은 처음 사용되었던 기계가 소라 껍데기를 닮은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콘체라는 기계가 단단한 표면에 코코아 리큐어, 설탕, 우유 고형분을 문지르고 도포합니다. 마찰과 그것을 보충하는 열이 혼합물의 온도를 45~80℃까지 높입니다.(밀크 초콜릿의 경우에는 43~57℃로 유지합니다.) 기계와 제조업체에 따라 콘칭은 8~36일 동안 지속됩니다.

*질감과 맛 가다듬기 : 원래 콘체는 마야식 갈돌의 기계화된 형태입니다. 그것은 무거운 화강암 받침돌 위를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재료를 섞는 한편 아직 다소 거친 입자를 더 미세한 크기로 분쇄합니다. 오늘날에는 콘칭을 하기 전에 다양한 고형분을 적절한 크기로 가는데, 콘칭은 두 가지 주되 기능을 합니다. 첫째, 고형 입자로 이루어진 작은 덩어리를 부수어 개별 입자로 해체하고 그 하나하나를 모두 코코아 버터로 고루 코팅해서 완성된 초콜릿이 녹을 때 부드럽게 흘러내리게 만듭니다. 둘째, 콘칭은 초콜릿의 풍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만듦으로써 오히려 그것을 크게 향상합니다. 공기 주입과 약한 열은 휘발성 향 화합물의 80퍼센트(와 과잉 수분)를 초콜릿 리큐어로부터 날려 보냅니다. 다행히 그 대부분은 다양한 산과 알데히드를 비롯한 달갑지 않은 휘발성 물질입니다. 산도는 콘칭 동안 꾸준히 내려갑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 바람직한 휘발성 물질이 열과 혼합에 의해 강화됩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구운 맛, 캐러멜, 엿기름 미향(피라 진,말톨)을 가진 물질입니다.

콘칭이 끝날 즈음 초콜릿에 코코아 버터와 소량의 유화제 레시틴을 첨가합니다. 코코아 버터를 첨가는 것은 이 혼합물이 녹을 때 페이스트가 아니라 크림 같은 질감을 가진 유체가 되게 하기 위해 첨가하는 설탕 입자에 충분한 윤활제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원두 가루 대비 설탕의 비율이 높을수록 첨가하는 코코아 버터의 양도 늘어납니다. 1930년대부터 사용된 레시틴은 지방 친화적인 분자 말단으로 설탕 입자를 코팅하며, 입자들의 윤활제 구실을 하는 데 필요한 코코아 버터의 양을 줄여 줍니다. 레시틴은 1 10의 비율로 버터를 대체합니다. 레시틴은 통상 초콜릿 무게의 0.3~0.5퍼센트를 차지합니다.

*식히기와 굳히기 : 콘칭을 한 짙은 색깔의 초콜릿은 기본적으로 애초의 카카오 콩과 설탕 입자들이 떠 있는 미지근한 코코아 버터 유체입니다. 밀크 초콜릿 역시 유지방, 우유 단백질, 락토오스, 비율상으로는 비교적 적은 양의 카카오 콩 고형분을 함유합니다.

초콜릿 제조의 마지막 단계는 유체 상태의 초콜릿을 상온까지 식히고, 친숙한 고형 막대 모양으로 성형하는 것입니다. 유체에서 고체로의 이러한 변화는 꽤 까다롭습니다. 안정된 코코아 버터 결정과 윤기 있고 산뜻한 초콜릿을 얻기 위해서는 거푸집에 나눠 붓기 전에 이 액체 초콜릿을 특정 온도까지 신중하게 식혔다가 다시 태워야 합니다. 액체 초콜릿은 거푸집 속에서 최종적으로 상온까지 식어서 고체화됩니다.

요리사들은 종종 특별한 모양을 만들거나 다른 음식을 코팅하기 위해 제조된 초콜릿을 녹입니다. 만약 초콜릿이 애초의 윤기와 깔끔한 모양으로 다시 굳기를 바란다면 템퍼링(tempering)’이라고 부르는 데우고 식히는 이 과정을 주방에서 그대로 반복해야 합니다.

초콜릿과 코코아의 제조

초콜릿 만들기. 사탕수수 설탕과 마찬가지로 초콜릿도 두 단계로 나뉘어 가공되는데, 첫 단계는 열대의 카카오 재배 국가에서 이루어지며, 두 번째 단계는 세계 각지의 제조 공장에서 이루어집니다.

열대의 플랜테이션과 농장에서

 

카카오 꼬투리( 내용물을 제거한다 )→카카오 콩과 과육→(2~8일 동안 가열)→(건조)→건조 카카오 콩


세계 각지의 공장에서                                                                                                                             

 

볶기(껍질)→원두→(갈기, 정제)→ 초콜릿 리큐어

(압착)→ 코코아 버터 → (콘칭)→바닐라,레시틴(설탕) (우유 고형분)

(압착)→ 코코아 케이크 →(분말로 만듦)→코코아 분말

(콘칭)→ (식힘, 성형) →초콜릿 

 출처 : 세상 모든 음식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요리의 비결 헬러드 맥기 지음/ 이희건 옮김 글 참조

 

패션 디자이너의 이탈리아 유학 생활 후기

후회 없는 유학 생활하기

참 많은 유학생이 이탈리아로 공부를 하러 옵니다. 유학생이 많기는 한데 영어권이 아닌, 한국에서는 크게 쓸모없는 이탈리아어권이라는 특성상, 흔히 말하는 도피 유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왕에 도피 유학을 생각한다면 영어라도 배울 수 있는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를 먼저 떠올리지, 어느 누구도 굳이 이탈리아로 올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소신 있는 유학생이 대부분이고 나이가 지긋한 유학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유학생의 전공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코 성악으로, 유학생의 절반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입니다. 두 번째가 패션이고, 건축과 공업 디자인 등이 뒤를 잇습니다. 내가 유학을 왔던 1990년 초만 해도 패션 유학이라면 이탈리아 보다는 파리나 뉴욕을 더 많이 선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탈리아 패션의 화려한 전성기인 1990년대의 영향으로 수많은 한국 학생이 패션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왔고 지금도 오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개의 경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어학 공부를 합니다. 그러고는 전공 공부를 하기 위한 학교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을 하면 현지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합니다. 그 중에는 아무 일자리도 못 찾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인턴사원이나 정식 디자이너로서 경험을 쌓고 밀라노에서 아예 자리를 잡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면 어느 정도 경력이 되었을 때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합니다.

유학 생활이란 건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공부하는 것과는 무척 다릅니다. 갑자기 생긴 완벽한 자유와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 참을 수 없는 외로움과 끊임없이 부딪히는 자신의 한계 등, 한국에서 고만고만한 친구들과 살았던 지난날들에서는 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과 상황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칩니다.

나를 제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완벽하게 주어진 자유 앞에서 모든 선택은 자신의 몫이며 결과와 책임 또한 자신의 것입니다. 물론 누구나 열심을 최선을 다하리라 결심하며 유학을 떠납니다. 그렇게 모두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몇 년 후의 결과 매우 다릅니다. 그러면 후회 없는 유학 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학 생활의 기초, 언어 공부에 올인하라

나는 이탈리아어 잘한다는 말을 한국 사람들뿐 아니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듣습니다. 새로운 나라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공부하고 생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언어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탈리아에 첫발을 디딘 지도 19년이나 되니, 그렇게 오래 있으면 당연히 말도 잘하지 않을까 생각하지 쉽지만, 그건 절대 아닙니다.

10, 15년이 지나도 이탈리아어를 잘 못하는 사람도 많고,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주 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이탈리아어 잘한다는 말을 이탈리에서 생활한 지 3년이 지날 무렵부터 듣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에 비해 지금은 단어의 양이나 전문적인 용어 등은 많이 늘었겠지만, 예전에도 이미 지금 같은 발음과 억양이었고 문법 수준도 비슷했습니다.

내 생각에는 초기 유학 생활 1~2년에 미래의 언어 실력이 판가름 납니다.년을 살면서 이탈리아어를 못했는데 더 오래 10년을 산다고 해서 그저 세월이 선물하는 것처럼 말이 저절로 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바꿔 말하면, 잘할 사람들은 이미 초기부터 잘하기 시작해서 쭈욱 잘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탈리아 사람보다 이탈리아어를 더 잘한다는 소리도 듣지만,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그야말로 ‘차오 Caio안녕’밖에 몰랐습니다. 아름다운 중세 도시 페루지아에서 가장 초급인 1단계 강의를 듣는데, 이탈리아 선생의 말을 1퍼센트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때 나는 한국에서 1년 정도 취미로 일본어를 배워서 어느 정도 말하고 듣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마침 우리 반에 일본 상사에서 주재원으로 나온 회사원 3명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준비된 주재원들답게 일본에서 확실하게 기초를 공부하고 온 상태라 그들에게 물어보고(물론 이탈리아어가 아닌 일본어로), 그들의 일본어 사전도 함께 봐가며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근근이 초급 석 달을 마쳤지만 이탈리아어는 아직도 그야말로 암흑의 세계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무조건 열심히 단어를 외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단어를 외우며 초급 2단계 3개월을 마칠 즈음 어느 날, 갑자기 말이 확 트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동사 변화와 성별 변화가 많은 이탈리아어가 나도 모르게 입에서 스르륵 흘러나오는 것을 느낀 날의 기쁨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할 정도입니다.

그때부터는 이탈리어가 쑥쑥 느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그 첫 관문에 이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듯합니다. 언어는 힘입니다. 언어만 잘해도 유학 생활의 반은 접고 들어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언어 공부기간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을까요?

나는 무조건 단어를 많이 외우는 동시에 한국인들을 멀리하고 네덜란드,폴란드, 호주 등에서 온 여러 나라 친구들과 어울렸습니다. 외국 친구들과 소통을 하려면 죽으나 사나 이탈리아어를 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니 아는 단어는 최대한 써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업에 이어 여가 시간, 즉 나의 일상을 이탈리아어를 말해야만 사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한국인을 멀리하라는 말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기 바랍니다. 한국 사람들과 만나면 익숙한 한국말로 수다를 떨면 되니 너무나 편하고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나는 언제 이탈리아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수업 시간에 듣는 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실생활에서 계속 이탈리아어를 써야만 말이 늡니다. 물론 한국 친구들과 놀면서도 외국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 최상이겠지만, 외국 친구들보다 한국 친구들과의 만남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선을 긋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친구끼리 함께 유학을 오거나 부부가 함께 와서 언어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 수업 시간뿐 아니라 쉬는 시간, 그 외의 일상도 늘 함께하기 때문에 말이 좀처럼 쉽게 늘지 않습니다. 나의 경우 친구 E는 나보다 먼저 유학을 와서 이미 중급 코스를 듣고 있었기에 학교에서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않았습니다. 또 나보다 몇 달 늦게 이탈리아에 도착한 남편이 초급 코스를 들을 때쯤 나는 이미 중급 코스를 듣고 있었기에 학교에서는 함께 있을 시간이 거의 없어 외국 친구들과 많이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나는 부부가 함께 유학을 올 경우 되도록 클래스를 따로 해서 공부하는 방법을 많이 권합니다.

기회가 되어 친절한 이탈리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면 최상입니다. 또래일 수도 있고 나보다 더 어리거나 아니면 마음 좋은 아줌마, 아저씨들일 수도 있습니다. ,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정정하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옹알이처럼 발음이 분명치 않거나 사투리가 심한 경우도 있으니 참고할 것.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인 애인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 이탈리아어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이탈리아 사회에 아주 빨리 적응하게 됩니다.

*우물 밖 개구리가 되기 위해 틀을 깨자

공부를 할 때는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좋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학생 때가 가장 좋았다는 말은 한국에서건 외국에서건 통용되는 불멸의 진리인 듯합니다.

현지에서 공부를 하면서 힘든 것은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나 타국에서의 외로움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비참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느낄 때일 것입니다. 패션처럼 창의적인 발상을 요구하는 분야의 공부는 그 한계라는 것이 상상력과 창의력의 한계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의상학과에 다닐 때는 그렇게 칭찬받던 스타일화 솜씨도, 미술대학을 우수하게 졸업한 사람의 기가 막힌 드로잉 솜씨도 막상 여기서는 큰 이점이 되지 못합니다. 그런 것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 중에는 미우치아 프라다, 로메오 질리, 알베르타 페리티 등 그림을 전혀 못 그리는 디자이너도 많은데, 일러스트레이터가 되려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하지만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그림 솜씨보다 창의적인 발상과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디자인 수업 시간에 교수가 스타일화를 못 그렸다고 잔소리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각국에서 모인 학생들은 저마다 색깔이 분명한 스타일화를 그립니다. 그 중에는 아주 못 그린 듯해도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하게 표현된 작품도 많아서, 스타일화 교과서의 전형 같은 자신의 그림이 갑자기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도무스 아카데미에서 공부할 때 영국인인 필립은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고 아주 조용했음에도 특유의 감성과 크리에이티브한 발상으로 기상천외한 작업들을 해와서 모두에게 상대적인 재능의 부족을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처럼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사람들의 경우 내 사고는 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정해진 틀을 벗어나지 못하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년을 넘는 세월 동안 받아온 교육의 힘과 환경적인 요인은 정말 무시할 수 없어서, 이제 훌훌 벗어나야지 한다고 하루아침에 우물 밖 개구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우리는 어차피 저들보다 창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걸.’ 하면서 포기해야 할까요?

나는 일단 자신을 최대한 자연 상태로 돌려놓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배워온 스타일화 솜씨 나 포트폴리오 잘 만드는 방법, 최신 트렌드의 중요성 같은 건 잠시 잊어버립시다. 나보다 뛰어나 보이는 그들을 흉내 낼 생각도 하지 맙시다. 어떤 주제가 떨어지면 마음이 가는 대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봐줄지, 다른 친구는 어떻게 하는지, 또는 최신 트렌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마음 쓰지 말고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작업, 내 마음에서 시키는 작업을 해봅시다.

도무스 아카데미 시절 한국에서 좀 늦은 나이에 유학 온 분이 계셨는데(나는 H언니라고 불렀습니다), 실력은 있었는데 언어가 잘 안 되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무스 아카데미는 작업의 중요성만큼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한 작업이 끝나면 개인적으로 교수에게 제출하거나 하는 방식이 아닌 클래스 전체 학생과 교수 앞에서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했습니다.

현재 클라이언트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는 가상 시뮬레이션 상황에 학생들이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이 곧 그 수업의 시험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작업이라도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단박에 잡아끌 수 있도록 자신의 작업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학교가 지속적으로 훈련을 시켰다고 보면 됩니다.

도무스 아카데미는 현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교수로 초빙하여 하나의 프로젝트(수업)를 진행하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디자이너 스테판 존슨 Stephan이 수업을 할 때의 일입니다. 몇 달간 진행되던 수업의 마지막 날은 어김없이 프레젠테이션이 장식했습니다.

모두들 최대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발휘하려 애쓰며, 한 사람이 적어도 5~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자신이 작업한 그림 한 장 한 장을 가리키며 온갖 세세한 설명을 덧붙여서 교수를 비롯한 청중들에게 이해시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H언니의 차례, 언니는 자신의 작업을(커다란 A3 도화지 4~5장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벽에 주욱 옆으로 세웠습니다. 물고기와 바다 등의 그림들로 기억하는데, 한눈에도 쓸쓸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H언니는 모두를 한 번 둘러본 다음 조용한 목소리로 “Io sono Coreana. Ho tanta nostalgia.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나는 많은 향수를 느낍니다.” 하더니 꾸벅 인사를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끝냈습니다.

모두가 멍한 얼굴이 채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얼마 후 침묵을 깬 사람은 스테판 존슨이었습니다. 그는 박수를 치며 너의 작업 이미지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강렬했던 프레젠테이션 기억은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일을 하는 상황이라면 또 다르겠지만, 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학생들의 천 마디 말보다 단 두 마디의 말이 크리에티브 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의 내면에 집중합시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나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작업을 해봅시다. 어는 순간 나를 괴롭히던 우물에서 저 멀리 벗어나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마음 맞는 현지인 친구 만들기는 필수

현지인 친구들이 많다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입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나라가 아닌 낯선 곳이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아무리 공부만 하는 생활이라 해도 소소한 일상의 문제들이 늘 따라붙는데 (예를 들어 집 계약 등의 문제라든가), 그런 때 믿음직한 현지인 친구의 존재는 그야말로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사실 언어를 공부하는 기간에는 이탈리아인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학교 친구들도 모두 외국인들이다 보니 이탈리아 친구와 룸메이트로 엮인다거나 하지 않는 한 기회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공 공부를 시작하면 아무래도 이탈리아안 친구들이 훨씬 많으니, 이때 마음에 맞는 친구를 잘 사귀어봅시다.

물론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여기에서 다시 대학 과정을 듣는 경우 같은 과의 이탈리아 친구들은 한참 어린 나이들이 대부분일 수 도 있지만, 나이에 별 상관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 또 외국 생활의 장점 중 하나이니 너무 나이에 연연하지는 맙시다.

수다스러운 이탈리아인들답게 남 이야기는 물론이고 험담도 많이 하는데, 그런 자리에는 되도록 동참하지 말고 그런 친구들 역시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이 진실해 보이고 코드가 잘 맞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유학 생활은 훨씬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엄마, 아빠와 나이가 같은 아주머니, 아저씨 친구들은 깊이 사귀면 정말 자식처럼 잘해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피누치아Pinuccia와 에우제니오 Eugenio는대의 멋진 부부로 우리 부부로 우리 부부와는 10년 이상 가족처럼 지내왔습니다. 이탈리아 남쪽 풀리아 출신의 피 누치아는 집안일도 잘하고 음식은 요리사 수준인 데다 정도 많고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밀라노 출신의 에우제니오는 멋있는 은발에 사람 좋은 웃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그들은 우리 부부를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주는데, 유진이 태어나자 자신의 손자가 태어났을 때처럼 기뻐했습니다. 물론 이탈리아 엄마, 아빠가 생기는 셈이니 잔소리도 만만치 않게 들을 각오는 해야 하지만, 함께 식사도 하고 크리스마스 파티도 함께하는 등 그야말로 가족처럼 정을 나누며 지냅니다. 우리가 원할 때면 언제나 테네리페 Tenerife카나리아 제도의 섬와 코모 호수에 있는 자신들의 별장 열쇠를 내주며 가서 머리도 식히고 며칠 쉬다가 오라고 합니다. 물론 우리도 그들을 부모님처럼 생각하며 의지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주변에는 경쟁자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사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구체적인 취향은 다르더라도 디자인과 패션, 아트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패션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분히 사이코적이고 까다롭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의외로 필이 기가 막히게 통하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로레나 Lorena는 내가 루이자 베카리아에서 일하던 2000년 무렵에 처음 만났습니다. 나는 컬렉션 책임자였고 고리 나는 프로덕트 매니저로 소프라니 Soprani에서 자리를 옮겨왔는데, 우린 처음부터 서로 느낌이 통했습니다. 로레나는 루이자 베카리아와 크게 부닥친 후 4개월 만에 휴고보스 Hugo로 가버렸지만, 우리의 관계는 지속되어 그 후 데렐쿠니 프로젝트를 6년간 함께했고, 지금은 내가 론칭한 ‘Mina J Lee’의 주주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이기도 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둘 다 아기를 낳아서 함께 밀라노에 아동복 매장 ‘by BE’까지 오픈했습니다.

10여 년을 함께 일하다 보니 때때로 칼로 물 베기 싸움도 하지만, 따로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압니다. 아무리 이탈리아에 오래 살아도 외국인으로 살다 보면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피 누치아와 에우제니오, 로레나 같은 친구들의 도움을 참 많이 받습니다.

출처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 이정민 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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