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와 '2차전지'에 대한 프로젝트 조금 맛보기

 전기자동차‘2차전지를 주목하라

인류 최초의 전지인 바그다드 전지

전기를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 즉 전지Battery는 언제부터 사용해왔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지는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32년 독일인 빌헬름 쾨니히Wilhelm Konig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 호야트럽퍼 유적에서 발견해서 바그다드 전지Baghdad Battery라 불리는 이 최초의 전지는 높이 14cm, 직경 8cm 크기의 항아리 모양을 생겼습니다. 항아리 속에는 원통형 구리판이 있고, 구리판 안에는 철 막대기를 꽃았으며, 전체적으로 아스팔트로 고정하고 밀봉한 구조였습니다. 쾨니히가 이 항아리를 전지라고 추정하게 된 이유는 원통 내부 철 막대기에 부식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항아리 내부에 식초나 와인 등 전해질 물질을 담았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의 전지와 구조 및 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리판이 양극 역할을 하고, 철 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하며, 식초나 와인이 전해질 역할을 해 전기를 발생시카는 인류 최초의 전지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1940년 미국 GE 연구소에서 바그다드 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 재현했는데 실제로 0.5V의 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집트 고고학자 아르네 에게브레트Arne Eggebrecht는 이 항아리 안에 와인을 채우고 실험해 0.87V의 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대 바그다드 항아리가 단순히 물이나 우유를 보관하는 용도가 아니라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였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바그다드 전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기도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혹은 종교적 벌칙을 위한 고문 기구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기구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전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래전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셈입니다.

전지라는 용어는 1749년에 미국의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 전력 실험을 하면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사용화된 제품으로서의 전지는 1800년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로 볼트Alessandro Volt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의 전지는 구리와 아연을 동글게 만들고 그 가운데에 소금물에 적신 삼베 조각을 넣었으며, 금속 와이어로 구리와 아연을 연결해 0.75V의 전기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때의 전지는 한 번 쓰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를 말합니다.

* 그린 시대의 필수품, 2차전지

일회용이라는 1차전지의 한계는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2차전지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2차전지란 전기를 모두 사용한 이후에도 다시 충전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전지로 세계 최초의 2차전지는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개발한 납 축전지입니다. 이 전지는 음극으로 납을 사용하고 양극에는 산화납을 사용했으며, 전해액으로 황산수용액을 사용해 평균 전압 2.0V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납 축전지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 현재까지 일반 자동차의 보조 전원과 지게차, 골프 카트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차전지가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캐나다 기업 몰리 에너지Moli Energy가 리튬매탈 2차전지 몰리셀Molicel을 출시하면서 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일본의 최대통신기업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의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2.2V 몰리셀이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잦은 화재가 발생해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고, 리튬메탈 전지가 휴대용 기기에 적용되기에는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1990년 몰리 에너지는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1년 소니는 기존 전지보다 전압이 3배나 높고, 방전 수명 1,000회가 넘는 리툼 이온 전지Lithitm-ion battery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소니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로 있기 때문에 발화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니가 자사의 제품을 리튬메탈대신 리튬이온 전지라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 이 제품은 18650 형태의 원통형 전지(18650 전지는 우리가 일반저으로 사용하는 AA형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로 지름 18mm, 높이 65mm의 크기입니다. 전압이 높고 수명이 길어서 전지의 사용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 개발돼 휴대용 캠코더와 노트북 등IT 기기에 많이 사용됐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전기차의 선두 주자이자 EVElectric Vehicle계의 시작인 테슬라가 전기차에 18650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안정성, 그리고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출시한 테슬라의 모델3에는 전지의 형태를 개량한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전지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2020 9월 진행된 테슬라 배터리데이Bettery Day(테슬라가 새로운 2차전지 배터리 기술을 소개학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에서는 수년 내 46800(지름 46m, 높이 80mm)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느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대다수의 전기차 기업은 원통형Cylindrical 전지 대신 파우치형Pouch이나 각형Prismatic 전지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해왔습니다. 파우치형과 각형 전지는 원통형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양을 사용하더라도 주행거리가 길고 공간 활용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30년 전부터 대중화된 18650 원통형 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선입견을 날려버렸습니다. 18650 원통형 전지는 개발된 지 오래된 제품으로 생산원가가 낮고, 규격화가 완변히 돼 있어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원가가 낮으니 전지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리고, 차량의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의 2차전지 분야는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와 기존 파우치형 전지가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의 역사

전기차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사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먼저 발명됐습니다. 최초의 전기차는 약 200년 전인 1834년 등장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스Robert Anderson이 발명한 원유전기마차가 세계 최초의 전기차로 추정됩니다. 이는 독일 니콜라 우스 오토Nikolaus Otto가 최초의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1864년보다 3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개발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 때문입니다. 피스톤 엔진과 변속기, 시동을 걸기 위한 크랭크 핸들 등이 필요한 내연기관차의 복잡한 차량 구조와 불편한 시동 방식이 전기차에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된 시기는 1880년대로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전기박람회에서 삼륜 전기자동차가 소개되면서입니다. 삼륜 전기차는 손쉬운 시동과 운전법, 낮은 소음, 그리고 작은 진동으로 상류층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기차의 첫 전성기는 1900년대 초 미국으로, 당시 미국 뉴욕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절반이 전기차였고, 시내의 택시와 경찰차, 버스 등도 전기차로 운행됐습니다. 또 전기차 충전 시설이 곳곳에 설치돼 짧은 주행거리(당신 최대 주행거리는 약64km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운행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상업화에 성공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PRIUS지만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1900년 오스트리아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이하 로너 포르쉐)’이었습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는 포르쉐AGporsche AG의 설립자로서 당대 최고의 기계 공학자였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여기에 사용하는 전기는 가솔린 엔진으로 발전•충전하는 원리였습니다. 각각의 바퀴에 전기모터가 내장된 사류 구동방식으로, 공차 중량은 1.5톤에 달하며 이 중 배터리 무게가 400kg이나 됐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이후 경주용차로 개조돼 최고속도가 무려 90Km/h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인기는 생각처럼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08년 포드자동차가 가솔린 내연기관차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하 시동 방식을 적용한 모델T Model T’를 생산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약 2배 가까이 비쌌으며, 무거운 배터리 무게와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라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1912년 전기차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전기차의 단점을 상쇄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값싸고 풍부한 원료를 공급받은 덕에 빠른 속도로 자동차 시장을 독식했습니다. 이후 약 100년간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전성시대가 이어졌고, 화석연료를 태우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가운데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심각하게 증가했습니다. 100년 동안 우리는 내연기관차의 편리성을 누리며 살아지만, 현재는 내연기관차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2017년 기준 분야별 온실가스(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전 세계 전력생산과 난방 분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36억 톤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 분야가 80.4억 톤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기자동차 활성화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인 것입니다. 201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송분야가 연평균 2.0%로 가장 높습니다. 전력•난방 분야의 연평균 증가율 1.2%에 비해서도 0.8%p나 더 높은 수치이며, 이외 분야는 횡보하거나 감소하고 있으니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압도적을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산업자

 

  1990년 대비
2017년 배출 증가량
연평균 증가율
1990~2017 2000~2017 2010~2017
전력 및 난방용 78% 2.2% 2.2% 1.2%
기타 에너지 산업용 62% 2.9% 1.7% -0.5%
산업용 57% 2.7% 2.8% 0.3%
수송용 75% 3.3% 2.0% 2.0%
주거용 6% 0.3% 0.3% 0.3%
기타 -7% -1.1% 0.6% -0.4%

 

 

유럽연합은 2017년에 저배출 이동성 전략Stategy for Low-Emission Mobility’을 통해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이후 유럽연합 국가 가 협의를 거쳐 2019년에 최종 합의됐는데 합의내용의 주요 골자는 유럽연합의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30%를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의 다른 경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으나 운송 부문에서는 29%가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송 부문의 규제는 온실가스 저감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유렵의 승용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은 199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신규 제조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시 186g/㎞에서 2008년까지 140g/㎞로 감축 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1년에 2.1%씩 감축하는 것으로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0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발적 약속을 강제적인 규제로 바꿔 2009년 승용차에 대한 유럽연합 최초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채택했습니다.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 이하로 낮추기로 강제했고, 이를 초과할 경우 1g 5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입니다. 2021년부터는 배출 기준이 승용차의 경우 95g/㎞ 이하, 승합차의 경우 147g/㎞ 이하로 강화됐고, 초과배출 1g당 벌금은 95유로로 상향돼 전보다 19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과 벌금이 크게 강화됐으니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한 것입니다

위 규정에 따라 2021 1 1일부터 유럽에서 신규 등록되는 차량이 만약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 목표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에 초과배출량할증료Excess Emissions Premium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초과배출량이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배출량 목표 대비 초과한 정도를 의미하며 거리()당 이산화탄소 초과배출량(g)으로 산정합니다. 초과배출량 할증료는 초과배출 1g.당 벌금 95유로와 판매한 차량 수를 곱해 부과하며, 징수된 벌금은 유럽의 일반예산 세입으로 편입될 계획입니다.

초과배출량할증료 = (초과배출량 X 95유로) X 판매 차량 수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부과해야 할 초과배출량할증료를 계산해보겠습니다. 2019년 폭스바겐이 판매한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9g/㎞며, 이는 2021년 시작된 배출 기준보다 24g/㎞ 높은 수치였습니다. 2019년 승용차 판매량은 178만 대로 부과해야 할 벌금은 (110g/-95g/) X

95유로 X 178만 대 = 40 6,000만 유로( 5 5,000억 원)나 됩니다. 제조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낮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은 단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승용차의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95g/ 이하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15% 감축한 81g/  이하로 강화됩니다.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7.5% 감축한 59g/ 이하며, 2050년에는 사실상 제로배출인 10g/가 목표입니다. 이제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비중을 늘리고 내연기관차 베중을 낮워야만 벌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자동차 회사가 벌금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어느 정도 판매해야 하는지 가늠해봅시다. 앞서 언급했듯이 폭스바겐이 2019년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178만 대였고,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19g/였습니다. 이를 95g/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178만 대 X (119g/-95g/)/(119g/ – 10g/) = 전기자동차 39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합니다. , 전체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이 22%가 돼야 벌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5년에는 판매량 중 35% 비중이 전기자동차가 돼야 하며, 2030년에는 55% 비중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위 계산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정도는 비슷할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규제오 더불어 제로배출과 저배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또한 시행할 예정입니다. 판매된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계산할 때 50g/ 미만일 경우 크레디트Credit를 부여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g/미만 차량 1대에 대해 2021년에는 ‘1.67로 적용하며, 2022년에는 ‘1.33’, 2023년부터는 ‘1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자동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각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2021 2‘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이행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10인 이하 승용승합차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재 97g/에서 2년 뒤 2023년에는 95g/로 낮추고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2030년에는 70g/로 하향할 예정입니다.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초과배출 1g/ 5만 원의 과징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이 약합니다. 미국은 승용차에 대해 2021 110g/, 2025 103g/㎞ 를 상한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2030년 배출 기준은 아직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전기자동차‘2차전지를 주목하라

인류 최초의 전지인 바그다드 전지

전기를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 즉 전지Battery는 언제부터 사용해왔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지는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32년 독일인 빌헬름 쾨니히Wilhelm Konig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 호야트럽퍼 유적에서 발견해서 바그다드 전지Baghdad Battery라 불리는 이 최초의 전지는 높이 14cm, 직경 8cm 크기의 항아리 모양을 생겼습니다. 항아리 속에는 원통형 구리판이 있고, 구리판 안에는 철 막대기를 꽃았으며, 전체적으로 아스팔트로 고정하고 밀봉한 구조였습니다. 쾨니히가 이 항아리를 전지라고 추정하게 된 이유는 원통 내부 철 막대기에 부식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항아리 내부에 식초나 와인 등 전해질 물질을 담았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의 전지와 구조 및 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리판이 양극 역할을 하고, 철 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하며, 식초나 와인이 전해질 역할을 해 전기를 발생시카는 인류 최초의 전지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1940년 미국 GE 연구소에서 바그다드 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 재현했는데 실제로 0.5V의 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집트 고고학자 아르네 에게브레트Arne Eggebrecht는 이 항아리 안에 와인을 채우고 실험해 0.87V의 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대 바그다드 항아리가 단순히 물이나 우유를 보관하는 용도가 아니라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였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바그다드 전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기도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혹은 종교적 벌칙을 위한 고문 기구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기구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전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래전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셈입니다.

전지라는 용어는 1749년에 미국의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 전력 실험을 하면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사용화된 제품으로서의 전지는 1800년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로 볼트Alessandro Volt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의 전지는 구리와 아연을 동글게 만들고 그 가운데에 소금물에 적신 삼베 조각을 넣었으며, 금속 와이어로 구리와 아연을 연결해 0.75V의 전기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때의 전지는 한 번 쓰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를 말합니다.

* 그린 시대의 필수품, 2차전지

일회용이라는 1차전지의 한계는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2차전지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2차전지란 전기를 모두 사용한 이후에도 다시 충전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전지로 세계 최초의 2차전지는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개발한 납 축전지입니다. 이 전지는 음극으로 납을 사용하고 양극에는 산화납을 사용했으며, 전해액으로 황산수용액을 사용해 평균 전압 2.0V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납 축전지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 현재까지 일반 자동차의 보조 전원과 지게차, 골프 카트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차전지가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캐나다 기업 몰리 에너지Moli Energy가 리튬매탈 2차전지 몰리셀Molicel을 출시하면서 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일본의 최대통신기업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의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2.2V 몰리셀이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잦은 화재가 발생해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고, 리튬메탈 전지가 휴대용 기기에 적용되기에는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1990년 몰리 에너지는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1년 소니는 기존 전지보다 전압이 3배나 높고, 방전 수명 1,000회가 넘는 리툼 이온 전지Lithitm-ion battery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소니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로 있기 때문에 발화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니가 자사의 제품을 리튬메탈대신 리튬이온 전지라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 이 제품은 18650 형태의 원통형 전지(18650 전지는 우리가 일반저으로 사용하는 AA형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로 지름 18mm, 높이 65mm의 크기입니다. 전압이 높고 수명이 길어서 전지의 사용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 개발돼 휴대용 캠코더와 노트북 등IT 기기에 많이 사용됐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전기차의 선두 주자이자 EVElectric Vehicle계의 시작인 테슬라가 전기차에 18650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안정성, 그리고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출시한 테슬라의 모델3에는 전지의 형태를 개량한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전지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2020 9월 진행된 테슬라 배터리데이Bettery Day(테슬라가 새로운 2차전지 배터리 기술을 소개학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에서는 수년 내 46800(지름 46m, 높이 80mm)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느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대다수의 전기차 기업은 원통형Cylindrical 전지 대신 파우치형Pouch이나 각형Prismatic 전지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해왔습니다. 파우치형과 각형 전지는 원통형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양을 사용하더라도 주행거리가 길고 공간 활용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30년 전부터 대중화된 18650 원통형 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선입견을 날려버렸습니다. 18650 원통형 전지는 개발된 지 오래된 제품으로 생산원가가 낮고, 규격화가 완변히 돼 있어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원가가 낮으니 전지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리고, 차량의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의 2차전지 분야는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와 기존 파우치형 전지가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의 역사

전기차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사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먼저 발명됐습니다. 최초의 전기차는 약 200년 전인 1834년 등장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스Robert Anderson이 발명한 원유전기마차가 세계 최초의 전기차로 추정됩니다. 이는 독일 니콜라 우스 오토Nikolaus Otto가 최초의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1864년보다 3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개발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 때문입니다. 피스톤 엔진과 변속기, 시동을 걸기 위한 크랭크 핸들 등이 필요한 내연기관차의 복잡한 차량 구조와 불편한 시동 방식이 전기차에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된 시기는 1880년대로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전기박람회에서 삼륜 전기자동차가 소개되면서입니다. 삼륜 전기차는 손쉬운 시동과 운전법, 낮은 소음, 그리고 작은 진동으로 상류층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기차의 첫 전성기는 1900년대 초 미국으로, 당시 미국 뉴욕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절반이 전기차였고, 시내의 택시와 경찰차, 버스 등도 전기차로 운행됐습니다. 또 전기차 충전 시설이 곳곳에 설치돼 짧은 주행거리(당신 최대 주행거리는 약64km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운행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상업화에 성공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PRIUS지만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1900년 오스트리아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이하 로너 포르쉐)’이었습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는 포르쉐AGporsche AG의 설립자로서 당대 최고의 기계 공학자였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여기에 사용하는 전기는 가솔린 엔진으로 발전•충전하는 원리였습니다. 각각의 바퀴에 전기모터가 내장된 사류 구동방식으로, 공차 중량은 1.5톤에 달하며 이 중 배터리 무게가 400kg이나 됐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이후 경주용차로 개조돼 최고속도가 무려 90Km/h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인기는 생각처럼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08년 포드자동차가 가솔린 내연기관차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하 시동 방식을 적용한 모델T Model T’를 생산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약 2배 가까이 비쌌으며, 무거운 배터리 무게와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라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1912년 전기차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전기차의 단점을 상쇄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값싸고 풍부한 원료를 공급받은 덕에 빠른 속도로 자동차 시장을 독식했습니다. 이후 약 100년간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전성시대가 이어졌고, 화석연료를 태우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가운데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심각하게 증가했습니다. 100년 동안 우리는 내연기관차의 편리성을 누리며 살아지만, 현재는 내연기관차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2017년 기준 분야별 온실가스(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전 세계 전력생산과 난방 분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36억 톤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 분야가 80.4억 톤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기자동차 활성화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인 것입니다. 201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송분야가 연평균 2.0%로 가장 높습니다. 전력•난방 분야의 연평균 증가율 1.2%에 비해서도 0.8%p나 더 높은 수치이며, 이외 분야는 횡보하거나 감소하고 있으니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압도적을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17년에 저배출 이동성 전략Stategy for Low-Emission Mobility’을 통해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이후 유럽연합 국가 가 협의를 거쳐 2019년에 최종 합의됐는데 합의내용의 주요 골자는 유럽연합의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30%를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의 다른 경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으나 운송 부문에서는 29%가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송 부문의 규제는 온실가스 저감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유렵의 승용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은 199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신규 제조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시 186g/㎞에서 2008년까지 140g/㎞로 감축 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1년에 2.1%씩 감축하는 것으로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0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발적 약속을 강제적인 규제로 바꿔 2009년 승용차에 대한 유럽연합 최초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채택했습니다.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 이하로 낮추기로 강제했고, 이를 초과할 경우 1g 5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입니다. 2021년부터는 배출 기준이 승용차의 경우 95g/㎞ 이하, 승합차의 경우 147g/㎞ 이하로 강화됐고, 초과배출 1g당 벌금은 95유로로 상향돼 전보다 19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과 벌금이 크게 강화됐으니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한 것입니다

위 규정에 따라 2021 1 1일부터 유럽에서 신규 등록되는 차량이 만약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 목표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에 초과배출량할증료Excess Emissions Premium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초과배출량이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배출량 목표 대비 초과한 정도를 의미하며 거리()당 이산화탄소 초과배출량(g)으로 산정합니다. 초과배출량 할증료는 초과배출 1g.당 벌금 95유로와 판매한 차량 수를 곱해 부과하며, 징수된 벌금은 유럽의 일반예산 세입으로 편입될 계획입니다.

초과배출량할증료 = (초과배출량 X 95유로) X 판매 차량 수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부과해야 할 초과배출량할증료를 계산해보겠습니다. 2019년 폭스바겐이 판매한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9g/㎞며, 이는 2021년 시작된 배출 기준보다 24g/㎞ 높은 수치였습니다. 2019년 승용차 판매량은 178만 대로 부과해야 할 벌금은 (110g/-95g/) X

95유로 X 178만 대 = 40 6,000만 유로( 5 5,000억 원)나 됩니다. 제조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낮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은 단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승용차의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95g/ 이하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15% 감축한 81g/  이하로 강화됩니다.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7.5% 감축한 59g/ 이하며, 2050년에는 사실상 제로배출인 10g/가 목표입니다. 이제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비중을 늘리고 내연기관차 베중을 낮워야만 벌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자동차 회사가 벌금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어느 정도 판매해야 하는지 가늠해봅시다. 앞서 언급했듯이 폭스바겐이 2019년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178만 대였고,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19g/였습니다. 이를 95g/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178만 대 X (119g/-95g/)/(119g/ – 10g/) = 전기자동차 39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합니다. , 전체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이 22%가 돼야 벌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5년에는 판매량 중 35% 비중이 전기자동차가 돼야 하며, 2030년에는 55% 비중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위 계산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정도는 비슷할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규제오 더불어 제로배출과 저배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또한 시행할 예정입니다. 판매된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계산할 때 50g/ 미만일 경우 크레디트Credit를 부여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g/미만 차량 1대에 대해 2021년에는 ‘1.67로 적용하며, 2022년에는 ‘1.33’, 2023년부터는 ‘1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자동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각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2021 2‘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이행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10인 이하 승용승합차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재 97g/에서 2년 뒤 2023년에는 95g/로 낮추고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2030년에는 70g/로 하향할 예정입니다.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초과배출 1g/ 5만 원의 과징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이 약합니다. 미국은 승용차에 대해 2021 110g/, 2025 103g/㎞ 를 상한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2030년 배출 기준은 아직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출처 : 친환경 테마주부터  ETF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린 투자 가이드 ESG 머니전략 황유식 유권일 김성우 지음 글 참조함.

스마트폰과 SNS의 관계에 관한 잡학 지식

스마트폰과 SNS의 복잡한 과잉 연결에 대하여

*스마트폰의 새로운 사용법

스마트폰의 특별한 사용법들이 속속 추가되고 있어요. 스파트폰을 더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됐지만 알고 보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에요. 구글은 2018 5월 해마다 개최하는 구글 개발자 대회에서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윈드 다운Wind down’ 모드를모드를 추가했어요. ‘윈드 다운긴장을 풀고 편안히 쉰다는 의미로, 저녁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필요한 기능들을 묶은 모드예요. 사용자가 윈드 다운모드를 켜면 취침 시각과 같이 미리 설정해놓은 시각 이후 스마트 폰은 방해금지 모드로 바뀌고, 화면은 아예 흑백으로 전환돼요.이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면 흑백 화면으로도 확인하겠지만, 화려하고 현란한 화면이 아닌 만큼 동영상이나 이미지도 자극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 만든 모드예요.

스마트 폰의 중독적 사용이 점점 늘어는 데 따른 대응책이에요. 지하철이나 버스에 내린 후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풍경이 늘어나더니 최근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위험한 장면이 자주 보여요. 2016 9월 현대해상 화재보험이 광화문 네거리의 보행자들을 조사한 결과 33%가 보행 중에, 26%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 폰을 사용해요. ‘아차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22%로 조사됐어요. 삼성화재가 2014~2016년 보행 중 주의 분산 사고 1723건의 사상자를 조사한 결과, 61.7% 1105명이 스마트폰 사용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어요. 사고 사상자의 절반 이상이10대 22.9%와

문제가 심각하니 법률적 대책도 잇따르고 있어요. 2017 7월 미국 호놀룰루시는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모바일 기기 기를 보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99달러(한화 약 11만8000원 정도)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어요.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비슷한 법률을 발의했어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마트폰 관련 교통사로는 2.2배 증가, 보행자 관련 사고는 1.6배 증가했어요. 사고가 발생한 연령대는 20대 이하 청소년이 40.1%로 가장 높고, 사고 발생 시간은 하교 시간과 일치하는 오후 3~5시에 집중됐어요.

구글이 2018년 개발자 회의에서 윈드 다운모드를 비롯해 디지털 웰빙을 주요 서비스로 제시한 것은 그동안 운영체제 개발사가 업데이트 때마다 스마트폰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몰입적 사용을 부추겨 온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었어요. 이제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파이 Pie는 전화기를 뒤집어놓는 것만으로 바로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요.

휴대전화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요란하게 울리는 벨 소리가 뭇사람의 눈길을 잡아끄는 자랑거리였지만, 이내 거슬리는 소음이 됐어요. 간단하게 진동 모드로 전환하는 매너 모드가 등장했고, ‘비행 모드도 추가됐어요. 자신이 지정한 사람에게서만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방해금지 모드는 긴급 상황과 연결 끊김에 대한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자 주도로 쓸 수 있는 기능이지만 좀처럼 활용되지 않아요.

*스팸전화 거부 법

인공지능 로봇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대표적 도구는 전화기예요. 전화기는 많은 사람이 하루 중 상당 시간 동안 로봇을 상대하며 살게 만들어요. 사람인 줄 알고 받았지만 상대가 로봇이라는 걸 알고 나면 당황스럽지요. 자동차와 컴퓨터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기계이자만 전화와는 방식이 달라요. 상대가 기계라는 것을  인지하고 선택한 도구와 달리,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상당수 이용자가 사람인 줄 알고 응답한 뒤에야 상대편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 그래서 낚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에요.

후후’ ‘후스콜’ ‘티 T전화’등티T전화’등 스팸 여부를 알려주는 발신자 정보 제공 앱이 있지만 스팸전화를 완벽하게 걸러내지는 못해요. 여전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로봇을 상대하느라 소비해야 해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2014년부터 원치 않는 스팸전화를 막아주는 텔레마케팅 거부 시스템 www.donotcall.go.kr’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시행된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실효성이 매우 낮아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전화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요. 텔레마케팅 사업자가 자진해 이 시스템에 등록하고 규정을 준수할 경우에만 스팸전화가 차단되기 때문에, 불법탈법 스팸전화는 근본적으로 걸러주지 못한다는 게 한계예요.

 

2015 10월부터는 발신 번호를 허위로 포시하는 피싱 문자 메시지를 막기 위해 발신 번호 사전 등록제도 시행돼, 위반 시 5천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해요. 공공기관,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피싱 메시지를 막기 위해 이들 기관의 대표 전화번호를 모두 사전에 등록시켜 번호 도용 문자메시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예요. 하지만, 끊이지 않는 스팸 메시지와 피싱 사기 피해에서 확인되듯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새로운 스팸전화 차단법이 등장했어요.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2019 11월부터 로봇이 거는 스팸전화 (로보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어요. 그동안 유료, 무료 스팸 차단 서비스와 앱이 존재했지만,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사용자가 별도의 설정을 해야 하는 절차가 필수적이었어요. 버라이즌이 서비스하는 방식은 초기 설정 (디폴트 세팅)’의 변경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용자가 전화를 개통한 뒤 별도의 조작을 하거나 특정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로보콜이 차단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스팸메시지와 피싱 전화의 주요 피해자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의 다양한 설정 기능을 잘 다룰 줄 모르는 정보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이용자 보호에 도움이 될 서비스예요.

미국 언론 <CNBC>에서는 미국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2019년 상반기에 받은 스팸전화는 약 253억 통으로 추정돼요.현재 미국인들이 받는 전화의 약 50%는 로보콜이 차지할 정도로, 미리 녹음된 스팸전화 무작위 발신의 피해가 막대해요. 미국에서는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3년부터 텔레마케팅 거부 서비스 Do법가 시행되고 있으며, 국민의70% 이상이 이 두낫콜 Do서비스를 이용 중이지요. 하지만 국내처럼 대부분의 스팸이 이를 우회하기 때문에 차단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요.

텔레마케팅 거부 서비스, 발신 번호 조작 금지, 위반 시 과태료 인상, 스팸 차단 앱 등 로보콜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피해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요.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와 역할을 대체할지도 모를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로봇이 거는 스팸전화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로봇이 사람의 지능을 앞서기 때문에 생겨난 피해가 아니에요.로봇을 악용하는 소수의 탐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 따른 다수의 피해지요. 하지만 초기 설정을 통해 로봇이 거는 전화를 사업자가 전면 차단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이라는 걸 미국 사례에서 알 수 있어요.

*카톡 수신 확인

카카오톡 같은 소셜 네트워크 메신저 앱은 수신 확인 기능이 기본이에요.카카오톡은 메신저 창의 말풍선 옆에 숫자를 표시해, 메시지를 확인하면 그 숫자가 줄어들어요. 발신자에겐 편리하나, 수신자는 불편해요. 내가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I’이 사라져 발신자가 그 사실을 알게 돼요.연인 사이에선 확인하고도 왜 답신이 없냐며 신경전도 생겨나요. 이렇다 보니 발신자 모르게 메시지를 확인하는 앱들도 등장했어요.

수신 확인 서비스는 과거 우편 제도에서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등기우편 등 요금을 더 내는 부가서비스 형태여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됐어요. 수신 확인 기능은 이메일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었어요. 애초 이메일 전송 규약에는 수신 확인 기능이 없었지만, 이메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요구가 나타났고 관련한 기술이 생겨났어요. 이메일 서비스 업체들이 초기에 적용한 수신 확인 기능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동일한 메일 서비스를 쓸 때만 작동했어요. 다음 메일 사용자들과, 네이버 메일 사용자끼리만 수신 확인을 할 수 있어서 크게 활용되지는 못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익스프레스 Outlook와 같은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하는 이메일 프로그램은 환경 설정에 읽음 확인 메일 요청기능을 두어, 수신자가 이메일을 읽은 경우 자동으로 화긴 메일 발송되도록 했어요. 그러나 이 기능 역시 수신자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작동했고, 상당수 수신자들은 확인 요청 메일을 불쾌히 여겨 널리 쓰이지 않았어요.

기술은 편법을 찾아냈어요. 사용자들의 이메일 수신 확인 여부를 알고자 해서 국내 이메일 서비스 업체들은 이메일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 파일을 심어두는 방식으로 수신자가 메일을 확인했는지 여부를 파악했어요. 일종의 눈속임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수신 확인 서비스는 표준적인 기능이 아니에요.수신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노출하는, 일종의 감시 기술이기 때문이죠. 지메일, 핫메일 등 국외 메일엔 애초부터 수신확인 기능이 없었어요. 감시 기술이라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때문이에요.

이러한 추적 기능은 휴대전화에서도 문제가 되었죠. 3세대 이동통신 WCDMA이후엔 단말기를 바꾸거나 별도의 신청 없이도 자신의 단말기를 갖고 출국하면 자동 로밍이 되어 국외에서도 편리하게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동 로밍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로밍 중인 번호로 전화를 거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 멘트를 내보냈어요. 국내에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지금 로밍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님께 연결 중입니다. 통화 연결 시 로밍 중인 고객에게 국제 통화료가 부과됩니다라고 안내한 거예요.

하지만 편리한 로밍 중 안내서비스는 몇 년 뒤 중단돼요. 한 이용자가 왜 내가 외국에 있다는 사실을 나의 동의 없이 통신사가 재 삼자에게 알려주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죠. 이제는 사전에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의 휴대전화만 로밍 중이라는 안내를 내보내요. 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여행지에서 한밤중에 한국으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죠. 결국 대부분의 이용자는 로밍 중 안내서비스를 신청해요. 이용자들로서는 번거로운 절차가 늘어났다고 여길 수 있지만, 자신의 위치정보가 동의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었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해요. 편리함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보와 상태에 대한 통제권을 정보 주체인 사용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예요.

카카오톡 수신 확인은 수신자의 선택권이 없는, 발신자 위주의 감시 기술이죠. 인터넷 기술은 자연적인 게 아니죠. 설계에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는 만큼만 구형돼요.카톡 수신 확인 기능에 선택권이 제공돼야 하죠.

[출처 : 디지털 개념어 사전 구본원 지음 책 참조.]

 

북극에 대한 짧고도 주목할 만한 이야기

◈ 짧게 정리한 북극의 긴 역사

온기 하나 없는 차갑고 새까만 겨울 하늘을 캔버스 삼아 신비롭게 일렁이는 빛의 물결과 북극의 초록빛 오로라,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것 같은 북극 바다 위를 유유히 헤엄치다가 빙산氷山 위에 올라 포효하는 이 구역의 최강 포식자, 하얀 북극곰,시베리아와 북아메리카에서 매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면서 원시 자연과 더불어 그들만의 길을 만들어온 북극의 방랑자, 빨간 코 순록, 이들은 오랫동안 북극의 하늘과 바다, 땅을 조용하게 지배해온 원주인 原住人이라고 합니다.

큰 곰의 땅, 북극에 이런저런 이유로 발을 디딘 인류는 절박한 문제였던 먹거리 부족과 추위를 극복하고 삶을 이어가고자 차가움과 어두움, 배고픔을 이겨내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다고 하네요. 훗날 원주민原住民 이라고 불리게 된 이들은 사냥과 목축을 익혀 차츰 그 땅과 바다의 새로운 주인이 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후 문명이라는 무기를 창작하고 북극에 나타난 탐험가와 이주민移住民은 차가운 땅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북극 정복시대의 서막을 열었다고 하네요. 15세기 대항해시대가 시작되자 신화와 전설의 세상이었던 북극이 점차 주목받게 되었고 특히 바다를 장악해 무역로를 확보하려 했던 유럽 국가들은 북극해를 거쳐 인도와 중국으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자 경쟁했어요. 영국은 항로 개척에 현상금을 내결기까지 했어요. 이에 당대의 내로라하는 탐험가와 군인들이 도전에 나섰지만, 모두 북극의 혹독한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되었어요.

하지만 증기선이 등장하는 18세기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었어요.

마침내 1879년 핀란드 사람이면서 스웨덴에서 활동했던 과학자이자 탐험가 아돌프 에리크 노르던셸드Adolf가 베가Vega호를 타고 스웨덴 칼스크로나 Karlskrona를 떠난 지 1년 1개월 만에 베링 Bering 해를 통과해 사상 처음으로 북동항로를 완전히 항행한 것입니다. 또 다른 북극항로인 북서 항로는 잘 알려진 대로 1911년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던 노르웨이의 위대한 탐험가 로열 아문센 Roald이 1906년 요아Gjoa호를 타고 항행에 성공했어요. 한국도 노르던셸드의 항행이 성공한 지 꼭 130년 만인 2009년 북동항로를 통과하는 상업 운항에 성공한 바 있어요.

북극 정복에 성공한 이주민은 원주민과 달리 생존에 필요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져갔고, 기계 소음과 각종 유해 물질을 쏟아냈어요. 이주민은 동물 가죽과 물고기, 황금과 보석, 석유와 가스를 찾아 북유럽에서 시베리아로, 다시 북아메리카로, 결국 순수의 땅 그린란드까지 뻗어 나갔어요. 때마침 시작된 기후변화는 이주민의 확산과 개척시대를 재촉했어요.

하지만 20세기를 뒤흔든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탓에 북극을 향한 관심은 줄어들고, 대신 초강대국 간의 군사적 긴장이 북극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후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 perestroika정책을 시작한 1980년대 후반부터 북극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합니다. 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 서기장이 무르만스크Murmansk선언을 하며 북극에서의 다자간 협력이 조심스럽게 시작된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1996년 북극이사회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북극은 또 한 번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요. 무르만스크선언 이후 북극 관련 논의는 주로 환경과 오염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런데 2007년 여름, 북극해를 덮은 얼음이 급속히 줄어들어 관측 역사상 최소 면적을 기록해 위기감을 조성합니다. 곧이어 2008년 유가가 사상 최고 가격인 1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은 가운데 미국의 한 정부기관이 북극의 땅과 바다 밑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다고 발표했어요. 이로써 전 세계가 북 극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한국은 2008년부터 북극이사회 읍서버observer국가가 되고자 노력했는데, 2013년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자격을 획득하며 공식적인 북극 이해관계국으로 인정받았어요.

오랫동안 추위와 접근 수단의 부족으로 북극에서 인간 활동은 극히 제한적이었어요. 하지만 다른 지역의 인간 활동 때문에 기후가 따뜻해지고, 기술이 발전하며 북극은 모두가 탐내는 지구의 새로운 프런티어frontier’가 되었어요. 이제는 북극의 이용을 둘러싸고 초강대국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요. 특히 멈추지 않는 기후변화는 수만 년간 잠들어 있던 동토와 얼음 바다를 깨우고,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중입니다.

◈ 빙하가 움직이는 속도, 하루 40미터

'빙산'이라는 뜻의 일룰 리셋, 자연이 얼음과 눈으로만 빚어낸 조각 작품, 빙산과 직접 맞닥뜨리는 경험은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빙산은 말 그대로 산입니다. 특히 해수면 위로 100여 미터 넘게 솟아오른 푸르른 흰빛의 빙산 아래 서보면, 그 거대함에 압도됩니다. 물론 그보다 아홉 배 넘는 크기의 덩어리가 해수면 밑에 감춰져 있습니다.

이처럼 빙산 태곳적 자연 풍경으로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빙산은 바다표범이나 북극곰, 바닷새 같은 북극 동물의 휴식처이자 사냥터이고, 다른 해역보다 영양분이 부족한 북극 바다로 토양의 영양분을 옮겨다 주는 중요한 전달자입니다. 그래서 티 없이 깨끗해 보기 좋은 빙산보다는 흙이나 자갈 등으로 지저분해 보이는 빙산이 사실 생태계에는 더 중요합니다. 다만 무엇이든 항행하는 인간에게는, 실제 크기의 90퍼센트가 물속에 잠겨 있으므로 큰 위협이 됩니다. 그래서 일각一角 만으로 빙산을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삶은 계속된다고 할 수 있는데 빙상이나 빙하에서 빙산이 분리되는 속도와 빈도, 규모는 온난화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지표입니다. 일룰리셋의 캉이아Kangia피오르 입구는 만년설에서 흘러내린 빙하 승믁꾸얄륵Sermeq Kujalleq이 바다와 만나면서 빙산으로 조각나는 곳입니다. 150년 넘게 이어진 기후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승믁꾸얄륵이 1850년 이후 약 100년간 이동한 거리와 최근 20년간 이동한 거리를 비교해보면 온난화가 얼마나 급속히 진행되는 알 수 있습니다.

승믁꾸얄륵은 2004년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을 정도로 가장 이름난 빙하입니다. 캉이아피오르 입구에 있는, 인구 5,000명 남짓의 그린란드 제3의 도시 일룰 리셋의 뜻이 빙산이 이유입니다. 일룰 리셋에서 볼 수 있는 빙산들은 승믁꾸얄륵을 따라 40여 킬로미터를 흘러온 것입니다.

하루 이동 거리가 무려 40미터에 이르므로 승믁꾸얄륵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격렬하게 흐르는 빙하입니다. 그렇다 보니 거대한 빙산이 그 크기를 유지한 채 일룰 리셋까지 오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캉이아파오르 입구를 하늘에서 보면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유빙 流氷 들이 북대서양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1912년 절대 침몰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던 타이태닉Titanic호의 첫 항해를 마지막 항해로 만든 유빙도 일룰 리셋에서 태어나 북대서양으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타이태닉호의 침몰로 충격받은 국제 사회는 이후 국제 유빙 감시대 International Ice Patrol, IIP를 설치해 지금까지 100년 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8년 5월 북극해의 접해 있는 미국, 러시아, 그린란드(덴마크령이지만 고도의 자치권 보유). 캐나다, 노르웨이 등 다섯개 연안국의 외교부 장관들이 일룰 리셋에서 만나, 남극과 달리 북극에는 국제연합 United Nations, UN의 '해양법에 관한 국제 연합 협약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 외에 새로운 규범이 필요 없음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불과 1년 전 북극 해빙이 관측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어 세계인의 주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런 선언이 발표되어 큰 논란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북극해에는 모든 국가가 권리를 가지는 공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꼭 10년이 지난 2018년 10월 이들 연안국과 다섯 개 비연안국 대표들이 일룰 리셋에 모였다고 합니다. 과학적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북극해의 약 20퍼센트를 차지하는 공해에서의 수산업 활동을 16년간 유보하는 예방적 조치를 합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합의에서 눈여겨볼 점은 최초로 북극 관련 협정에 비북극권 국가들이 직접 참여했다고 합니다. 

2018년 합의 서명한 비연안국은 유럽연합 Eutopean Union, EU, 아이슬란드,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입니다. 유럽연합에는 핀란드, 스웨덴 등 북극권 국가가 가입되어 있고, 아이슬란드도 북극권 국가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비북극권 국가는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3개국입니다. 이 합의로 한국은 북극해에 관한 과학적 정보를 확보하고, 북극해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논의하는 데 더욱 깊숙이 관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북극 문제는 아시아 국가들이 핵심 이해관계국으로 참여하는 것은 1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중국과 일본은 연구 목적의 쇄빙선을 추가로 건조 중라고 합니다. 한국도 북극을 둘러 싼 국제 정세의 변화를 예측하고, 국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알려줍니다. 

출처 : 북극 이야기, 얼음 빼고 김종덕,최준호 지음 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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