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SNS의 관계에 관한 잡학 지식

스마트폰과 SNS의 복잡한 과잉 연결에 대하여

*스마트폰의 새로운 사용법

스마트폰의 특별한 사용법들이 속속 추가되고 있어요. 스파트폰을 더 다양하게 쓸 수 있게 됐지만 알고 보면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에요. 구글은 2018 5월 해마다 개최하는 구글 개발자 대회에서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윈드 다운Wind down’ 모드를모드를 추가했어요. ‘윈드 다운긴장을 풀고 편안히 쉰다는 의미로, 저녁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필요한 기능들을 묶은 모드예요. 사용자가 윈드 다운모드를 켜면 취침 시각과 같이 미리 설정해놓은 시각 이후 스마트 폰은 방해금지 모드로 바뀌고, 화면은 아예 흑백으로 전환돼요.이용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면 흑백 화면으로도 확인하겠지만, 화려하고 현란한 화면이 아닌 만큼 동영상이나 이미지도 자극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 만든 모드예요.

스마트 폰의 중독적 사용이 점점 늘어는 데 따른 대응책이에요. 지하철이나 버스에 내린 후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풍경이 늘어나더니 최근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위험한 장면이 자주 보여요. 2016 9월 현대해상 화재보험이 광화문 네거리의 보행자들을 조사한 결과 33%가 보행 중에, 26%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 폰을 사용해요. ‘아차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22%로 조사됐어요. 삼성화재가 2014~2016년 보행 중 주의 분산 사고 1723건의 사상자를 조사한 결과, 61.7% 1105명이 스마트폰 사용 중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어요. 사고 사상자의 절반 이상이10대 22.9%와

문제가 심각하니 법률적 대책도 잇따르고 있어요. 2017 7월 미국 호놀룰루시는 도로를 건너는 보행자가 모바일 기기 기를 보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99달러(한화 약 11만8000원 정도)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법률을 통과시켰어요. 캐나다 온타리오주도 비슷한 법률을 발의했어요.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마트폰 관련 교통사로는 2.2배 증가, 보행자 관련 사고는 1.6배 증가했어요. 사고가 발생한 연령대는 20대 이하 청소년이 40.1%로 가장 높고, 사고 발생 시간은 하교 시간과 일치하는 오후 3~5시에 집중됐어요.

구글이 2018년 개발자 회의에서 윈드 다운모드를 비롯해 디지털 웰빙을 주요 서비스로 제시한 것은 그동안 운영체제 개발사가 업데이트 때마다 스마트폰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몰입적 사용을 부추겨 온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었어요. 이제 구글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파이 Pie는 전화기를 뒤집어놓는 것만으로 바로 방해금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요.

휴대전화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요란하게 울리는 벨 소리가 뭇사람의 눈길을 잡아끄는 자랑거리였지만, 이내 거슬리는 소음이 됐어요. 간단하게 진동 모드로 전환하는 매너 모드가 등장했고, ‘비행 모드도 추가됐어요. 자신이 지정한 사람에게서만 연락을 받을 수 있는 방해금지 모드는 긴급 상황과 연결 끊김에 대한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자 주도로 쓸 수 있는 기능이지만 좀처럼 활용되지 않아요.

*스팸전화 거부 법

인공지능 로봇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대표적 도구는 전화기예요. 전화기는 많은 사람이 하루 중 상당 시간 동안 로봇을 상대하며 살게 만들어요. 사람인 줄 알고 받았지만 상대가 로봇이라는 걸 알고 나면 당황스럽지요. 자동차와 컴퓨터도 사람과 관계를 맺는 기계이자만 전화와는 방식이 달라요. 상대가 기계라는 것을  인지하고 선택한 도구와 달리, 전화와 문자메시지는 상당수 이용자가 사람인 줄 알고 응답한 뒤에야 상대편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 그래서 낚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에요.

후후’ ‘후스콜’ ‘티 T전화’등티T전화’등 스팸 여부를 알려주는 발신자 정보 제공 앱이 있지만 스팸전화를 완벽하게 걸러내지는 못해요. 여전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로봇을 상대하느라 소비해야 해요.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2014년부터 원치 않는 스팸전화를 막아주는 텔레마케팅 거부 시스템 www.donotcall.go.kr’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시행된 지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실효성이 매우 낮아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전화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불편이 있어요. 텔레마케팅 사업자가 자진해 이 시스템에 등록하고 규정을 준수할 경우에만 스팸전화가 차단되기 때문에, 불법탈법 스팸전화는 근본적으로 걸러주지 못한다는 게 한계예요.

 

2015 10월부터는 발신 번호를 허위로 포시하는 피싱 문자 메시지를 막기 위해 발신 번호 사전 등록제도 시행돼, 위반 시 5천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해요. 공공기관,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피싱 메시지를 막기 위해 이들 기관의 대표 전화번호를 모두 사전에 등록시켜 번호 도용 문자메시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처예요. 하지만, 끊이지 않는 스팸 메시지와 피싱 사기 피해에서 확인되듯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어요.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새로운 스팸전화 차단법이 등장했어요. 미국 최대의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2019 11월부터 로봇이 거는 스팸전화 (로보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어요. 그동안 유료, 무료 스팸 차단 서비스와 앱이 존재했지만, 서비스를 활성화하려면 사용자가 별도의 설정을 해야 하는 절차가 필수적이었어요. 버라이즌이 서비스하는 방식은 초기 설정 (디폴트 세팅)’의 변경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용자가 전화를 개통한 뒤 별도의 조작을 하거나 특정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로보콜이 차단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스팸메시지와 피싱 전화의 주요 피해자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의 다양한 설정 기능을 잘 다룰 줄 모르는 정보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이용자 보호에 도움이 될 서비스예요.

미국 언론 <CNBC>에서는 미국 휴대전화 가입자들이 2019년 상반기에 받은 스팸전화는 약 253억 통으로 추정돼요.현재 미국인들이 받는 전화의 약 50%는 로보콜이 차지할 정도로, 미리 녹음된 스팸전화 무작위 발신의 피해가 막대해요. 미국에서는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3년부터 텔레마케팅 거부 서비스 Do법가 시행되고 있으며, 국민의70% 이상이 이 두낫콜 Do서비스를 이용 중이지요. 하지만 국내처럼 대부분의 스팸이 이를 우회하기 때문에 차단 효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요.

텔레마케팅 거부 서비스, 발신 번호 조작 금지, 위반 시 과태료 인상, 스팸 차단 앱 등 로보콜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피해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요. 사람보다 똑똑한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와 역할을 대체할지도 모를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로봇이 거는 스팸전화도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로봇이 사람의 지능을 앞서기 때문에 생겨난 피해가 아니에요.로봇을 악용하는 소수의 탐욕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 따른 다수의 피해지요. 하지만 초기 설정을 통해 로봇이 거는 전화를 사업자가 전면 차단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이라는 걸 미국 사례에서 알 수 있어요.

*카톡 수신 확인

카카오톡 같은 소셜 네트워크 메신저 앱은 수신 확인 기능이 기본이에요.카카오톡은 메신저 창의 말풍선 옆에 숫자를 표시해, 메시지를 확인하면 그 숫자가 줄어들어요. 발신자에겐 편리하나, 수신자는 불편해요. 내가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 ‘I’이 사라져 발신자가 그 사실을 알게 돼요.연인 사이에선 확인하고도 왜 답신이 없냐며 신경전도 생겨나요. 이렇다 보니 발신자 모르게 메시지를 확인하는 앱들도 등장했어요.

수신 확인 서비스는 과거 우편 제도에서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등기우편 등 요금을 더 내는 부가서비스 형태여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됐어요. 수신 확인 기능은 이메일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었어요. 애초 이메일 전송 규약에는 수신 확인 기능이 없었지만, 이메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요구가 나타났고 관련한 기술이 생겨났어요. 이메일 서비스 업체들이 초기에 적용한 수신 확인 기능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동일한 메일 서비스를 쓸 때만 작동했어요. 다음 메일 사용자들과, 네이버 메일 사용자끼리만 수신 확인을 할 수 있어서 크게 활용되지는 못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익스프레스 Outlook와 같은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하는 이메일 프로그램은 환경 설정에 읽음 확인 메일 요청기능을 두어, 수신자가 이메일을 읽은 경우 자동으로 화긴 메일 발송되도록 했어요. 그러나 이 기능 역시 수신자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작동했고, 상당수 수신자들은 확인 요청 메일을 불쾌히 여겨 널리 쓰이지 않았어요.

기술은 편법을 찾아냈어요. 사용자들의 이메일 수신 확인 여부를 알고자 해서 국내 이메일 서비스 업체들은 이메일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 파일을 심어두는 방식으로 수신자가 메일을 확인했는지 여부를 파악했어요. 일종의 눈속임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수신 확인 서비스는 표준적인 기능이 아니에요.수신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상태를 상대에게 노출하는, 일종의 감시 기술이기 때문이죠. 지메일, 핫메일 등 국외 메일엔 애초부터 수신확인 기능이 없었어요. 감시 기술이라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때문이에요.

이러한 추적 기능은 휴대전화에서도 문제가 되었죠. 3세대 이동통신 WCDMA이후엔 단말기를 바꾸거나 별도의 신청 없이도 자신의 단말기를 갖고 출국하면 자동 로밍이 되어 국외에서도 편리하게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요.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동 로밍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로밍 중인 번호로 전화를 거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안내 멘트를 내보냈어요. 국내에서 전화를 걸면 자동으로 지금 로밍 서비스를 이용 중인 고객님께 연결 중입니다. 통화 연결 시 로밍 중인 고객에게 국제 통화료가 부과됩니다라고 안내한 거예요.

하지만 편리한 로밍 중 안내서비스는 몇 년 뒤 중단돼요. 한 이용자가 왜 내가 외국에 있다는 사실을 나의 동의 없이 통신사가 재 삼자에게 알려주느냐라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죠. 이제는 사전에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의 휴대전화만 로밍 중이라는 안내를 내보내요. 내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으면, 여행지에서 한밤중에 한국으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죠. 결국 대부분의 이용자는 로밍 중 안내서비스를 신청해요. 이용자들로서는 번거로운 절차가 늘어났다고 여길 수 있지만, 자신의 위치정보가 동의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었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해요. 편리함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보와 상태에 대한 통제권을 정보 주체인 사용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예요.

카카오톡 수신 확인은 수신자의 선택권이 없는, 발신자 위주의 감시 기술이죠. 인터넷 기술은 자연적인 게 아니죠. 설계에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는 만큼만 구형돼요.카톡 수신 확인 기능에 선택권이 제공돼야 하죠.

[출처 : 디지털 개념어 사전 구본원 지음 책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