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에 도움이되는 습득이론 번외편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습득 이론 번외 편

실은 이 문법 교과서 저자가 아 선생 본인이라 머리말도 아 선생이 직접 썼습니다. 이는 아선생 개인의 의견 이라보 다는 이곳 대학의 언어 교육학 석박사들, 그리고 영어를 가르치는 동료들 모두가 십분 공감하는 의견을 아 선생이 글로 정리한 내용일 뿐입니다. 머리말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문법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목적이 미국에서는 문법적인 지식을 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문법 사항을 알고 이해한 다음에, 일상 생활 회화에서, 그리고 작문에서 실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문법 공부의 목적인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단순 미래 시제’(The의 경우를 예로 들어 한국과 미국의 문법 교육을 구체적으로 비교해 봅시다.

 

우선 한국부터 아 선생은 단순 미래 시제 하면 바로 떠오르는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앞에서도 한 번 말했던 바로 그 문장! “순이의 새 신은 울산서 사 왔소.” 같은 시기에 고등학교를 다닌 독자들이라면 이 문장 기억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 당시, 미래 시제 관련 영어 시험을 잘 보려고 죽어라고 외웠던 문장은 영어 문장이 아니라 바로 이 문장이었습니다. 영어의 미래 시제를 단순 미래, 이렇게 둘로 구분해 놓고서는 인칭에 따라서 변하는 조동사를 도표화해서 Shall Will Will, Shall Shall Will, Will Shall Shall, Shall Will Shall 하면서 외워야 했는데, 학생들이 이게 헷갈리고 잘 안 외워진다니까, 어는 영어 선생님께서 ‘o’ Will, ‘ Shall을 뜻한다며 외우라고 가르쳐 주셨던 문장입니다. 그뿐인가요? 여기서 “의지 미래”는 또다시 말하는 사람의 의지듣는 사람의 의지로 나뉩니다. 고등학교 때 아 선생은, 그 선생님 머리 좋으시다며 나도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다짐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왠지 뒷맛이 개운치가 않습니다. 영어라면 언제나 자신 있었던 아 선생도, 솔직히 이런 도표를 보면 골치부터 아팠던 게 사실입니다. 이런 식으로 영문법을 가르치면 실제 대화하는 문장에서, 혹은 작문을 할 때 이러한 조동사를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는 그야말로 문법을 위한 문법수업인 것을∙∙∙. 그때의 우리들은 그것들을 모조리 알아야 영어를 잘하게 되는 줄 알고, 순이의 새 신만 죽어라고 읊어 댔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는? 그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서 또다시 새로운 시제와 새로운 문법 사항을 배우고 외웠습니다. 영어 수업 커리큘럼 어디에도 배운 문법 사항을 습득하는 과정을 없었습니다. 세기가 바뀐 현재에는 이런 방식으로 문법을 가르치는 영어 선생님은 한국에 더 이상 계시지 않을 거라 믿겠습니다. 20년이면 강산도 두 번이나 변하는 시간인데, 영문법을 가르치는 방식도 강산이 변한 만큼 변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문법 시간은 수업의 목적을 정확성(accuracy에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그럼, 아 선생이 일하는 이곳 플로리다 주립대의 어학원에서는 문법 사간에 단순 미래 시제를 어떻게 가르칠까요? 우선 조동사 will과의 뜻과 기능, 그리고 이들 뒤에는 항상 동사원형이 온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이 들어간 부정문/의문문 만드는 법 같이 매우 기본적인 사항만 집어줍니다. 물론, 그 모든 과정 또한 강사의 일반적인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과의 토론(Interaction)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짧은 문법 설명을 대략 5분 내외로 마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여러 가지 Activity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로 will be going to를 다양한 문맥에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강사가 유도합니다. 아 선생이 단순 미래 시제를 가르칠 때 사용했던 Activity는 영화의 한 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준 뒤, 그다음 장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학생들에게 예상해 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상, 예측을 할 때에(making a prediction) 쓰이는 시제가 바로 조동사(will be going to가 들어간 단순 미래형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이 시제가 쓰이는 구체적인 문맥과 상황을 만들어 주고, 실제 학생들이 이 시제를 이용해서 만들어 내는 수많은 문장을 그들의 입에서 쏟아내면, 아 선생은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을 고쳐줬습니다. 상급반의 경우, 이런 실수를 아 선생이 바로 고쳐 주기보다는, Buzzer(부저)를 울려 학생들이 자기가 만들어 낸 문법 실수를 스스로 고쳐서 다시 말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로, 모니터와 더불어, Error-correction/Self-correction이 실행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조동사shall 또한 그 쓰임새가 가능한 구체적인 문맥과 상황을 강사가 설정해 주고, 그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Shall이 들어간 문장을 만들어 내도록 유도합니다. Buzzer를 통한 틀린 문법 교정(Error-correction)은 물론 이때도 빠지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will be going to배울 때에는너무 쉽다면서 자신들은 다 안다고 자신하던 학생들도 막상 이런 speaking activity를 하면 이들 조동사를 대화에서 평서문, 의문문 및 부정문 등으로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하면서 완벽한 문장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데 애를 먹는 사실입니다. 관사를 빼먹거나, 자연스럽지 못한 표현을 쓰거나, 문맥에 맞지 않는 단어를 쓰거나, 이유도 원인도 가지가지입니다. 이런 문법 사항을 자기는 다 안다면서 수업이 너무 쉽다고 불평하다가 실제로 구체적인 문맥에서 사용했을 때 같은 구조가 들어간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학생들은 주로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는 문법을 지식(배움) 위주로만 교육하고 그 문법을 사용(습득)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영어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하고 아 선생은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플로리다 주립대 어학원 강사들은 오늘도 Buzzer를 들고 문법수업에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수업 시간에 쓰는 문법 교재의 형식은 어떨까요? 이 교재들은, 솔직히 많은 한국 학생들이 처음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일단 이 책들은 문법책에 대한 그들의 고정관념을 무참히 깨 버리기 때문입니다. 문법책이면서도 문법 설명이 최소화되어 있으며, 문장에서 쓰이는 기본적인 사항만 짚어준 후에 그것들을 실제 speaking writing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activity가 주를 이룹니다. 왜냐하면 이 교재들은 문법적인 지식을 배움이 아닌 정확한 문법의 문장을 구함’(습득)에 그 목적을 둔 교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교재들의 각 챕터는 아주 짤막한 문법 설명 후 해당 문법 구조의 문장을 쓰도록 유도하는 Activity가 중심을 이룹니다. 그들은 게임을 비롯한 각종 방식으로 가 챕터의 해당 문법 구조를 가진 다양한 문장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게끔 구체적인 Grammar-in-Context로 유도합니다. 그러니 이 교재로는 혼자서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그들의 입으로 내는 영어 문장(Output)과 그에 따른 강사의 문법 실수 교정(Grammatical Error-Correction)이 이 교재를 통한 학습의 중심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같은 내용을 가르쳐도 매시간마다, 그리고 배우는 학생에 따라서 수업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해당 문법 구조를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하게 습득할 수 있느냐는 철저하게 학습자의 참여도에 달렸습니다. 따라서 문법 시간에도 학생들이 말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 Activiy를 할 때에는 언제든 말을 하다가 틀리면 강사가 Buzzer를 울리고 해당 학생은 정확한 문법을 가진 문장으로 스스로 고쳐서 다시 말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동사의 시제, 관사, 전치사의 사용법, 문맥에 따른 적절한 단어의 선택 등을 포함한 문법 법칙들이 머리만이 아니라 입에서도, 그리고 그들이 글로 쓰는 작문에서도 자연스럽게 지켜지도록 유도합니다.

어느 날, 이런 문법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한 한국 학생이 아 선생에게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문법 시간과 말하기 시간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당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말하기 시간이 수업의 목적을 유창함(fluency) 쪽에 무게를 둔다면, 문법 시간은 수업의 목적을 정확성(accuracy) 쪽에 무게를 둡니다. 바꾸어 말하면, 말하기 시간에는 좀 더 말하는 내용중심의 수업을 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표현과 단어를 익히는 데 집중하면서, 사소한 문법적 실수들은 의사소통을 하는 데 크게 지장이 없으면 강사들이 그냥 넘어가는 편입니다. 학생의 표현이나 문장이 문법적으로 다소 정확하지 않더라도 일단은 유창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 주면서 적절한 표현을 가르치는 것이 말하기 수업의 주된 목적이라고 보면 됩니다. 반면, 문법 시간에는 훨씬 더 문법 구조(Structure)에 집중을 합니다. , 학생들이 영어로 말하고 쓰게는 하되, 해당 수업에서 배우는 문법 구조에 한해서 만큼이라도 정확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큰 목적입니다. 그래서 말하기 수업과는 달리 쉬운 문법이라도 정확한 문장을 구사할 때까지 스스로 모니터 하면서 자신의 실수를 고치도록 하는 과정(self-correnction)이 반드시 포함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플로리다 주립대 어학원 강사들은 오늘도 Buzzer를 들고 문법 수업에 들어갑니다. 부저가 울리면 틀린 문법을 고칩니다. Bee~~ p!

Epologue에필로그

이제는 문법 공부할 때 Mindset을 한번 바꿔보자!

필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피하고 싶은 만큼 하기 싫은 일을 즐기면서 하라니,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람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지만, 전공이나 적성과 관계없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이 웃지 못할 현실에서, 영어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이들에게는 피하고 싶을 만큼 하기 싫은 영어 공부를 최대한 즐길 만한 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이유에서 유머 감각이라고는 국 끓여 먹을래도 없는 나라는 사람이 썰렁한 농담과 억지 유머를 섞어 가며 나름대로 장인정신을 발휘해 보았는데, 독자님들께 유쾌하게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시리즈를 처음 기획할 때, 비록 문법책의 탈을 썼지만, 잡지책이나 만화책을 읽듯이 쭉 훑고 나면, 뭔가 느낌이 남는 그런 책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남는 느낌이란 영어, 또는 문법을 공부하는 방식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문법이나 표현의 습득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뭐가 되었든, 독자님께서 영문법을 대하는 태도나 공부하는 방식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면, 나의 그런 노력들이 헛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플로리다에서 김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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