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와 '2차전지'에 대한 프로젝트 조금 맛보기
‘전기자동차’와 ‘2차전지’를 주목하라
인류 최초의 전지인 바그다드 전지
전기를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 즉 전지Battery는 언제부터 사용해왔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지는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32년 독일인 빌헬름 쾨니히Wilhelm Konig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 호야트럽퍼 유적에서 발견해서 바그다드 전지Baghdad Battery라 불리는 이 최초의 전지는 높이 14cm, 직경 8cm 크기의 항아리 모양을 생겼습니다. 항아리 속에는 원통형 구리판이 있고, 구리판 안에는 철 막대기를 꽃았으며, 전체적으로 아스팔트로 고정하고 밀봉한 구조였습니다. 쾨니히가 이 항아리를 전지라고 추정하게 된 이유는 원통 내부 철 막대기에 부식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항아리 내부에 식초나 와인 등 전해질 물질을 담았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의 전지와 구조 및 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리판이 양극 역할을 하고, 철 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하며, 식초나 와인이 전해질 역할을 해 전기를 발생시카는 인류 최초의 전지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1940년 미국 GE 연구소에서 바그다드 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 재현했는데 실제로 0.5V의 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집트 고고학자 아르네 에게브레트Arne Eggebrecht는 이 항아리 안에 와인을 채우고 실험해 0.87V의 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대 바그다드 항아리가 단순히 물이나 우유를 보관하는 용도가 아니라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였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바그다드 전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기도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혹은 종교적 벌칙을 위한 고문 기구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기구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전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래전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셈입니다.
전지라는 용어는 1749년에 미국의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 전력 실험을 하면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사용화된 제품으로서의 전지는 1800년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로 볼트Alessandro Volt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의 전지는 구리와 아연을 동글게 만들고 그 가운데에 소금물에 적신 삼베 조각을 넣었으며, 금속 와이어로 구리와 아연을 연결해 0.75V의 전기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때의 전지는 한 번 쓰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를 말합니다.
* 그린 시대의 필수품, 2차전지
일회용이라는 1차전지의 한계는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2차전지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2차전지란 전기를 모두 사용한 이후에도 다시 충전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전지로 세계 최초의 2차전지는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개발한 납 축전지입니다. 이 전지는 음극으로 납을 사용하고 양극에는 산화납을 사용했으며, 전해액으로 황산수용액을 사용해 평균 전압 2.0V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납 축전지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 현재까지 일반 자동차의 보조 전원과 지게차, 골프 카트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차전지가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캐나다 기업 몰리 에너지Moli Energy가 리튬매탈 2차전지 몰리셀Molicel을 출시하면서 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일본의 최대통신기업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의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2.2V 몰리셀이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잦은 화재가 발생해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고, 리튬메탈 전지가 휴대용 기기에 적용되기에는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1990년 몰리 에너지는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1년 소니는 기존 전지보다 전압이 3배나 높고, 충•방전 수명 1,000회가 넘는 리툼 이온 전지Lithitm-ion battery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소니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로 있기 때문에 발화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니가 자사의 제품을 ‘리튬메탈’대신 ‘리튬이온 전지’라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 이 제품은 18650 형태의 원통형 전지(18650 전지는 우리가 일반저으로 사용하는 AA형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로 지름 18mm, 높이 65mm의 크기입니다. 전압이 높고 수명이 길어서 전지의 사용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 개발돼 휴대용 캠코더와 노트북 등IT 기기에 많이 사용됐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전기차의 선두 주자이자 EVElectric Vehicle계의 시작인 테슬라가 전기차에 18650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안정성, 그리고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출시한 테슬라의 모델3에는 전지의 형태를 개량한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전지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2020년 9월 진행된 테슬라 배터리데이Bettery Day(테슬라가 새로운 2차전지 배터리 기술을 소개학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에서는 수년 내 46800(지름 46m, 높이 80mm)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느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대다수의 전기차 기업은 원통형Cylindrical 전지 대신 파우치형Pouch이나 각형Prismatic 전지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해왔습니다. 파우치형과 각형 전지는 원통형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양을 사용하더라도 주행거리가 길고 공간 활용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30년 전부터 대중화된 18650 원통형 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선입견을 날려버렸습니다. 18650 원통형 전지는 개발된 지 오래된 제품으로 생산원가가 낮고, 규격화가 완변히 돼 있어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원가가 낮으니 전지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리고, 차량의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의 2차전지 분야는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와 기존 파우치형 전지가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의 역사
전기차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사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먼저 발명됐습니다. 최초의 전기차는 약 200년 전인 1834년 등장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스Robert Anderson이 발명한 ‘원유전기마차’가 세계 최초의 전기차로 추정됩니다. 이는 독일 니콜라 우스 오토Nikolaus Otto가 최초의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1864년보다 3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개발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 때문입니다. 피스톤 엔진과 변속기, 시동을 걸기 위한 크랭크 핸들 등이 필요한 내연기관차의 복잡한 차량 구조와 불편한 시동 방식이 전기차에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된 시기는 1880년대로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전기박람회에서 삼륜 전기자동차가 소개되면서입니다. 삼륜 전기차는 손쉬운 시동과 운전법, 낮은 소음, 그리고 작은 진동으로 상류층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기차의 첫 전성기는 1900년대 초 미국으로, 당시 미국 뉴욕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절반이 전기차였고, 시내의 택시와 경찰차, 버스 등도 전기차로 운행됐습니다. 또 전기차 충전 시설이 곳곳에 설치돼 짧은 주행거리(당신 최대 주행거리는 약64km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운행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상업화에 성공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PRIUS지만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1900년 오스트리아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이하 로너 포르쉐)’이었습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는 포르쉐AGporsche AG의 설립자로서 당대 최고의 기계 공학자였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여기에 사용하는 전기는 가솔린 엔진으로 발전•충전하는 원리였습니다. 각각의 바퀴에 전기모터가 내장된 사류 구동방식으로, 공차 중량은 1.5톤에 달하며 이 중 배터리 무게가 400kg이나 됐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이후 경주용차로 개조돼 최고속도가 무려 90Km/h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인기는 생각처럼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08년 포드자동차가 가솔린 내연기관차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하 시동 방식을 적용한 ‘모델T Model T’를 생산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약 2배 가까이 비쌌으며, 무거운 배터리 무게와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라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1912년 전기차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전기차의 단점을 상쇄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값싸고 풍부한 원료를 공급받은 덕에 빠른 속도로 자동차 시장을 독식했습니다. 이후 약 100년간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전성시대가 이어졌고, 화석연료를 태우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가운데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심각하게 증가했습니다. 100년 동안 우리는 내연기관차의 편리성을 누리며 살아지만, 현재는 내연기관차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2017년 기준 분야별 온실가스(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전 세계 전력생산과 난방 분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36억 톤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 분야가 80.4억 톤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기자동차 활성화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인 것입니다. 201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송분야가 연평균 2.0%로 가장 높습니다. 전력•난방 분야의 연평균 증가율 1.2%에 비해서도 0.8%p나 더 높은 수치이며, 이외 분야는 횡보하거나 감소하고 있으니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압도적을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1990년 대비 2017년 배출 증가량 |
연평균 증가율 | |||
1990~2017년 | 2000~2017년 | 2010~2017년 | ||
전력 및 난방용 | 78% | 2.2% | 2.2% | 1.2% |
기타 에너지 산업용 | 62% | 2.9% | 1.7% | -0.5% |
산업용 | 57% | 2.7% | 2.8% | 0.3% |
수송용 | 75% | 3.3% | 2.0% | 2.0% |
주거용 | 6% | 0.3% | 0.3% | 0.3% |
기타 | -7% | -1.1% | 0.6% | -0.4% |
유럽연합은 2017년에 ‘저배출 이동성 전략Stategy for Low-Emission Mobility’을 통해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이후 유럽연합 국가 가 협의를 거쳐 2019년에 최종 합의됐는데 합의내용의 주요 골자는 유럽연합의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30%를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의 다른 경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으나 운송 부문에서는 29%가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송 부문의 규제는 온실가스 저감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유렵의 승용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은 199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신규 제조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시 186g/㎞에서 2008년까지 140g/㎞로 감축 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1년에 2.1%씩 감축하는 것으로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0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발적 약속을 강제적인 규제로 바꿔 2009년 승용차에 대한 유럽연합 최초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채택했습니다.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 이하로 낮추기로 강제했고, 이를 초과할 경우 1g당 5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입니다. 2021년부터는 배출 기준이 승용차의 경우 95g/㎞ 이하, 승합차의 경우 147g/㎞ 이하로 강화됐고, 초과배출 1g당 벌금은 95유로로 상향돼 전보다 19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과 벌금이 크게 강화됐으니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한 것입니다
위 규정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유럽에서 신규 등록되는 차량이 만약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 목표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에 초과배출량할증료Excess Emissions Premium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초과배출량이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배출량 목표 대비 초과한 정도를 의미하며 거리(㎞)당 이산화탄소 초과배출량(g)으로 산정합니다. 초과배출량 할증료는 초과배출 1g.당 벌금 95유로와 판매한 차량 수를 곱해 부과하며, 징수된 벌금은 유럽의 일반예산 세입으로 편입될 계획입니다.
초과배출량할증료 = (초과배출량 X 95유로) X 판매 차량 수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부과해야 할 초과배출량할증료를 계산해보겠습니다. 2019년 폭스바겐이 판매한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9g/㎞며, 이는 2021년 시작된 배출 기준보다 24g/㎞ 높은 수치였습니다. 2019년 승용차 판매량은 178만 대로 부과해야 할 벌금은 (110g/㎞-95g/㎞) X
95유로 X 178만 대 = 40억 6,000만 유로(약 5조 5,000억 원)나 됩니다. 제조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낮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은 단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승용차의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95g/㎞ 이하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15% 감축한 81g/㎞ 이하로 강화됩니다.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7.5% 감축한 59g/㎞ 이하며, 2050년에는 사실상 제로배출인 10g/㎞가 목표입니다. 이제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비중을 늘리고 내연기관차 베중을 낮워야만 벌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자동차 회사가 벌금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어느 정도 판매해야 하는지 가늠해봅시다. 앞서 언급했듯이 폭스바겐이 2019년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178만 대였고,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19g/㎞였습니다. 이를 95g/㎞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178만 대 X (119g/㎞-95g/㎞)/(119g/㎞ – 10g/㎞) = 전기자동차 39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합니다. 즉, 전체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이 22%가 돼야 벌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5년에는 판매량 중 35% 비중이 전기자동차가 돼야 하며, 2030년에는 55% 비중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위 계산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정도는 비슷할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규제오 더불어 제로배출과 저배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또한 시행할 예정입니다. 판매된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계산할 때 50g/㎞ 미만일 경우 크레디트Credit를 부여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g/㎞미만 차량 1대에 대해 2021년에는 ‘1.67대’로 적용하며, 2022년에는 ‘1.33대’, 2023년부터는 ‘1대’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자동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각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2021년 2월 ‘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 이행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10인 이하 승용•승합차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재 97g/㎞에서 2년 뒤 2023년에는 95g/㎞로 낮추고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2030년에는 70g/㎞로 하향할 예정입니다.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초과배출 1g/㎞당 5만 원의 과징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이 약합니다. 미국은 승용차에 대해 2021년 110g/㎞, 2025년 103g/㎞ 를 상한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2030년 배출 기준은 아직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전기자동차’와 ‘2차전지’를 주목하라
인류 최초의 전지인 바그다드 전지
전기를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 즉 전지Battery는 언제부터 사용해왔을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지는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1932년 독일인 빌헬름 쾨니히Wilhelm Konig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 호야트럽퍼 유적에서 발견해서 바그다드 전지Baghdad Battery라 불리는 이 최초의 전지는 높이 14cm, 직경 8cm 크기의 항아리 모양을 생겼습니다. 항아리 속에는 원통형 구리판이 있고, 구리판 안에는 철 막대기를 꽃았으며, 전체적으로 아스팔트로 고정하고 밀봉한 구조였습니다. 쾨니히가 이 항아리를 전지라고 추정하게 된 이유는 원통 내부 철 막대기에 부식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항아리 내부에 식초나 와인 등 전해질 물질을 담았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의 전지와 구조 및 원리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리판이 양극 역할을 하고, 철 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하며, 식초나 와인이 전해질 역할을 해 전기를 발생시카는 인류 최초의 전지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검증을 위해 1940년 미국 GE 연구소에서 바그다드 전지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 재현했는데 실제로 0.5V의 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집트 고고학자 아르네 에게브레트Arne Eggebrecht는 이 항아리 안에 와인을 채우고 실험해 0.87V의 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실험을 통해 고대 바그다드 항아리가 단순히 물이나 우유를 보관하는 용도가 아니라 전기를 발생시키는 배터리였음을 증명하게 된 것입니다. 다만 아직도 바그다드 전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전기도금에 쓰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혹은 종교적 벌칙을 위한 고문 기구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 기구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전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오래전부터 만들어 사용해온 셈입니다.
전지라는 용어는 1749년에 미국의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이 커패시터Capacitor(축전기) 전력 실험을 하면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사용화된 제품으로서의 전지는 1800년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알렉산드로 볼트Alessandro Volt가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의 전지는 구리와 아연을 동글게 만들고 그 가운데에 소금물에 적신 삼베 조각을 넣었으며, 금속 와이어로 구리와 아연을 연결해 0.75V의 전기를 생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때의 전지는 한 번 쓰면 다시 사용할 수 없는 1차전지를 말합니다.
* 그린 시대의 필수품, 2차전지
일회용이라는 1차전지의 한계는 쓰레기를 덜 발생시키는 2차전지의 발명으로 이어졌습니다. 2차전지란 전기를 모두 사용한 이후에도 다시 충전해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전지로 세계 최초의 2차전지는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e가 개발한 납 축전지입니다. 이 전지는 음극으로 납을 사용하고 양극에는 산화납을 사용했으며, 전해액으로 황산수용액을 사용해 평균 전압 2.0V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납 축전지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나 현재까지 일반 자동차의 보조 전원과 지게차, 골프 카트 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차전지가 상업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캐나다 기업 몰리 에너지Moli Energy가 리튬매탈 2차전지 몰리셀Molicel을 출시하면서 부터입니다. 초기에는 일본의 최대통신기업 NTT(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의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 2.2V 몰리셀이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잦은 화재가 발생해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고, 리튬메탈 전지가 휴대용 기기에 적용되기에는 불안정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1990년 몰리 에너지는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1년 소니는 기존 전지보다 전압이 3배나 높고, 충•방전 수명 1,000회가 넘는 리툼 이온 전지Lithitm-ion battery 상업화에 성공했습니다. 소니는 리튬이 원자가 아니라 이온의 형태로 있기 때문에 발화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소니가 자사의 제품을 ‘리튬메탈’대신 ‘리튬이온 전지’라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 이 제품은 18650 형태의 원통형 전지(18650 전지는 우리가 일반저으로 사용하는 AA형 건전지와 유사한 형태로 지름 18mm, 높이 65mm의 크기입니다. 전압이 높고 수명이 길어서 전지의 사용 개수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로 개발돼 휴대용 캠코더와 노트북 등IT 기기에 많이 사용됐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전기차의 선두 주자이자 EVElectric Vehicle계의 시작인 테슬라가 전기차에 18650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안정성, 그리고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테슬라의 전기차가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17년 출시한 테슬라의 모델3에는 전지의 형태를 개량한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전지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2020년 9월 진행된 테슬라 배터리데이Bettery Day(테슬라가 새로운 2차전지 배터리 기술을 소개학 투자를 유치하는 행사)에서는 수년 내 46800(지름 46m, 높이 80mm)규격의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의 출력과 주행거리를 느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대다수의 전기차 기업은 원통형Cylindrical 전지 대신 파우치형Pouch이나 각형Prismatic 전지를 주력 배터리로 사용해왔습니다. 파우치형과 각형 전지는 원통형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양을 사용하더라도 주행거리가 길고 공간 활용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미 30년 전부터 대중화된 18650 원통형 전지를 사용함으로써 시장의 선입견을 날려버렸습니다. 18650 원통형 전지는 개발된 지 오래된 제품으로 생산원가가 낮고, 규격화가 완변히 돼 있어 대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원가가 낮으니 전지를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리고, 차량의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의 2차전지 분야는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와 기존 파우치형 전지가 공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내연기관차보다 오래된 전기차의 역사
전기차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사실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먼저 발명됐습니다. 최초의 전기차는 약 200년 전인 1834년 등장했는데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스Robert Anderson이 발명한 ‘원유전기마차’가 세계 최초의 전기차로 추정됩니다. 이는 독일 니콜라 우스 오토Nikolaus Otto가 최초의 내연기관차를 발명한 1864년보다 30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먼저 개발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 때문입니다. 피스톤 엔진과 변속기, 시동을 걸기 위한 크랭크 핸들 등이 필요한 내연기관차의 복잡한 차량 구조와 불편한 시동 방식이 전기차에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가 상용화된 시기는 1880년대로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전기박람회에서 삼륜 전기자동차가 소개되면서입니다. 삼륜 전기차는 손쉬운 시동과 운전법, 낮은 소음, 그리고 작은 진동으로 상류층과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전기차의 첫 전성기는 1900년대 초 미국으로, 당시 미국 뉴욕에 등록된 차량 가운데 절반이 전기차였고, 시내의 택시와 경찰차, 버스 등도 전기차로 운행됐습니다. 또 전기차 충전 시설이 곳곳에 설치돼 짧은 주행거리(당신 최대 주행거리는 약64km였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운행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상업화에 성공한 것은 잘 알려진 대로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PRIUS지만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1900년 오스트리아 페르디난드 포르쉐Ferdinand Porsche(이하 로너 포르쉐)’이었습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는 포르쉐AGporsche AG의 설립자로서 당대 최고의 기계 공학자였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지만 여기에 사용하는 전기는 가솔린 엔진으로 발전•충전하는 원리였습니다. 각각의 바퀴에 전기모터가 내장된 사류 구동방식으로, 공차 중량은 1.5톤에 달하며 이 중 배터리 무게가 400kg이나 됐습니다. 로너 포르쉐는 이후 경주용차로 개조돼 최고속도가 무려 90Km/h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전기차의 인기는 생각처럼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08년 포드자동차가 가솔린 내연기관차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하 시동 방식을 적용한 ‘모델T Model T’를 생산하면서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축소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약 2배 가까이 비쌌으며, 무거운 배터리 무게와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라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해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1912년 전기차는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습니다. 내연기관차는 전기차의 단점을 상쇄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았고, 1920년대 미국 텍사스에서 대형 유전이 개발되면서 값싸고 풍부한 원료를 공급받은 덕에 빠른 속도로 자동차 시장을 독식했습니다. 이후 약 100년간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 전성시대가 이어졌고, 화석연료를 태우며 운행하는 자동차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가운데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심각하게 증가했습니다. 100년 동안 우리는 내연기관차의 편리성을 누리며 살아지만, 현재는 내연기관차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방지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
2017년 기준 분야별 온실가스(이산화탄소)배출량을 살펴보면 전 세계 전력생산과 난방 분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136억 톤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습니다.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 분야가 80.4억 톤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전기자동차 활성화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인 것입니다. 2010년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을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송분야가 연평균 2.0%로 가장 높습니다. 전력•난방 분야의 연평균 증가율 1.2%에 비해서도 0.8%p나 더 높은 수치이며, 이외 분야는 횡보하거나 감소하고 있으니 수송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압도적을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17년에 ‘저배출 이동성 전략Stategy for Low-Emission Mobility’을 통해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이후 유럽연합 국가 가 협의를 거쳐 2019년에 최종 합의됐는데 합의내용의 주요 골자는 유럽연합의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수준에서 30%를 감축한다는 것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유럽연합의 다른 경제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으나 운송 부문에서는 29%가 증가했습니다. 앞으로도 운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의사로 보입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송 부문의 규제는 온실가스 저감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유렵의 승용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은 199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는 신규 제조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시 186g/㎞에서 2008년까지 140g/㎞로 감축 하기로 자발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1년에 2.1%씩 감축하는 것으로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2007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발적 약속을 강제적인 규제로 바꿔 2009년 승용차에 대한 유럽연합 최초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채택했습니다.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 이하로 낮추기로 강제했고, 이를 초과할 경우 1g당 5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입니다. 2021년부터는 배출 기준이 승용차의 경우 95g/㎞ 이하, 승합차의 경우 147g/㎞ 이하로 강화됐고, 초과배출 1g당 벌금은 95유로로 상향돼 전보다 19배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과 벌금이 크게 강화됐으니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도래한 것입니다
위 규정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유럽에서 신규 등록되는 차량이 만약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 목표를 초과할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에 초과배출량할증료Excess Emissions Premium를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초과배출량이란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이 배출량 목표 대비 초과한 정도를 의미하며 거리(㎞)당 이산화탄소 초과배출량(g)으로 산정합니다. 초과배출량 할증료는 초과배출 1g.당 벌금 95유로와 판매한 차량 수를 곱해 부과하며, 징수된 벌금은 유럽의 일반예산 세입으로 편입될 계획입니다.
초과배출량할증료 = (초과배출량 X 95유로) X 판매 차량 수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부과해야 할 초과배출량할증료를 계산해보겠습니다. 2019년 폭스바겐이 판매한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9g/㎞며, 이는 2021년 시작된 배출 기준보다 24g/㎞ 높은 수치였습니다. 2019년 승용차 판매량은 178만 대로 부과해야 할 벌금은 (110g/㎞-95g/㎞) X
95유로 X 178만 대 = 40억 6,000만 유로(약 5조 5,000억 원)나 됩니다. 제조 원가가 다소 높더라도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낮춰야 하는 이유입니다.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은 단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승용차의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는 95g/㎞ 이하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는 15% 감축한 81g/㎞ 이하로 강화됩니다.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37.5% 감축한 59g/㎞ 이하며, 2050년에는 사실상 제로배출인 10g/㎞가 목표입니다. 이제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기자동차 비중을 늘리고 내연기관차 베중을 낮워야만 벌금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폭스바겐을 예로 들어 자동차 회사가 벌금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어느 정도 판매해야 하는지 가늠해봅시다. 앞서 언급했듯이 폭스바겐이 2019년 유럽연합 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178만 대였고,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은 119g/㎞였습니다. 이를 95g/㎞ 이하로 맞추기 위해서는 178만 대 X (119g/㎞-95g/㎞)/(119g/㎞ – 10g/㎞) = 전기자동차 39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합니다. 즉, 전체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자동차 판매 비중이 22%가 돼야 벌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5년에는 판매량 중 35% 비중이 전기자동차가 돼야 하며, 2030년에는 55% 비중으로 확대돼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위 계산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따른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정도는 비슷할 것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규제오 더불어 제로배출과 저배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또한 시행할 예정입니다. 판매된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계산할 때 50g/㎞ 미만일 경우 크레디트Credit를 부여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50g/㎞미만 차량 1대에 대해 2021년에는 ‘1.67대’로 적용하며, 2022년에는 ‘1.33대’, 2023년부터는 ‘1대’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기자동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유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가장 강력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글로벌 각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2021년 2월 ‘2021~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 이행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10인 이하 승용•승합차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현재 97g/㎞에서 2년 뒤 2023년에는 95g/㎞로 낮추고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 2030년에는 70g/㎞로 하향할 예정입니다. 배출가스 규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초과배출 1g/㎞당 5만 원의 과징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이 약합니다. 미국은 승용차에 대해 2021년 110g/㎞, 2025년 103g/㎞ 를 상한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2030년 배출 기준은 아직 제시돼 있지 않습니다.
출처 : 친환경 테마주부터 ETF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린 투자 가이드 ESG 머니전략 황유식 유권일 김성우 지음 글 참조함.